[시선뉴스 이호기자, 이유진 인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으로 살면서 많은 부분에 적용이 되어 가르침을 준다. 이는 아름다움과 젊음만을 좇다가 결국은 스스로를 절망에 빠트리고 죽음으로까지 이르게 만드는 ‘도리안 그레이 증후군’ 환자들이 다시 한 번 새겨봐야 할 한자성어다.

도리안 그레이 증후군은 자신의 겉모습이나 육체에 근거한 극단적인 자존심에서 비롯된 사회‧문화적인 현상을 말한다. 쉽게 말해 나이가 들고 늙어가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정신질환이라 할 수 있다.

 

도리안 그레이 증후군은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에서 유래되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도리안은 멋지고 아름다웠던 젊은 날에 그린 초상화를 보면서 영원히 늙지 않는 초상화 속 자신의 모습을 부러워한다. 도리안은 결국 영혼을 팔아서 그 대가로 자신의 실제 육체는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하게 되는 대신 초상화 속 모습이 늙어가는 것을 택한다.

어느 날 도리안은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추악하게 늙어가고 있는 초상화 속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고 영원한 젊음을 바랐던 것을 후회하며 초상화를 칼로 찌른다. 하지만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는 칼에 찔린 초상화가 아니라 심장에 칼이 꽂힌 채 죽어있는 늙고 추악한 모습의 도리안의 시체와 젊고 건장한 그의 초상화가 벽에 걸려 선명히 대비된다.

이렇게 젊음을 추구하면서 결국 스스로를 파멸에 이르게 하는 소설 속 주인공 도리안의 모습이 이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비슷해 도리안 그레이 증후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몇 가지 진단을 통해서 본인이 도리안 그레이 증후군을 앓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먼저 자신의 재능이나 능력을 과대평가하며 사람들의 평가에 특히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다음으로 스스로가 추모형(醜貌形) 공포를 느끼고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 신체 부분이 실제로 추하지 않지만 추한 것으로 생각하고 이로 인해 남들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경멸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이는 대인공포의 일종이다.

이 증후군을 앓게 되면 어떤 증상을 보이게 될까? 이 증상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모습이 변화되어 가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 때문에 영원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지속시키려 하면서 만성 심리적인 우울증을 겪게 되고 자기만족에 대한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서 심한 경우에는 약물이나 성형을 통한 자기 파괴에 이르게 된다.

요즘은 워낙 많은 사람들이 약물을 복용하고 성형수술을 통해 젊음을 유지하려고 한다. 때문에 이러한 현상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은 예전에 비해 덜하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어떠한 시점에 다다랐을 때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면 결국은 늙음을 피하지 못한 스스로의 모습에 절망하게 될 것이다.

젊어 보이는 겉모습만을 위해서 시간을 거스르는 강제적인 방법은 결국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시간의 흐름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이고 그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늙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늙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늙느냐가 중요하다. 꾸준한 자기 관리와 긍정적인 생각을 통해 아름답게 늙는 나를 발견해 또 다른 ‘도리안 그레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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