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지속적으로 건강관리에 힘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입맛에 맞지 않은 음식을 먹으며 기름 과 소금 또는 설탕을 의도적으로 멀리하기도 한다.

핀란드는 아름다운 숲과 호수로 둘러싸인 깨끗한 환경의 국가이다. 그리고 환경 뿐 아니라 국민들의 건강지수와 행복지수가 높기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핀란드는 한 때 OECD 최고 수준의 자살률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다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를 가동했고 전 국민이 힘을 합쳐 육체와 정신적인 건강에 대한 관심을 재고시켜, 세계적인 모범 국가로 거듭난 것이다.

이는 분명 건강관리에 필요한 부분이지만 오히려 이를 과도하게 신경 쓰고 강박을 갖는 것은 자칫 우리의 정신은 물론 몸에도 해로울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그리고 이를 증명한 대표 건강 국가 핀란드의 한 실험이 화제를 모았는데, 이때의 실험 결과를 두고 ‘핀란드 증후군’이라 부른다.

 

핀란드의 그러한 노력 중 노동위생연구소의 한 실험 결과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연구소는 심혈관 질환을 가진 40~45세 관리직 1200명을 A와 B두 그룹으로 나눠 무려 15년간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의 방법은 이렇다. A그룹 600명에게는 술과 담배를 끊고 소금과 설탕을 줄이도록 하면서 운동을 권했다. 뿐만 아니라 4개월마다 검진을 통해 필요한 처방도 내렸다. 반대로 B그룹 600명에게는 별다른 지침 없이 평소대로 생활하도록 자유를 주어 실험을 진행했다.

과연 A와 B, 어느 그룹이 더 건강했을까? 결과는 놀라웠다. 술과 담배를 끊고 소금과 설탕을 줄이며 꾸준한 검진을 받아온 A그룹보다 별다른 지침 없이 자유롭게 생활한 B그룹의 심혈관계 수치가 더 좋게 나온 것이다. 이러한 놀라운 현상을 바로 ‘핀란드 증후군’이라고 부르는데, 당시 이 실험의 결과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기도 했다.

어떻게 이러한 결과가 나왔던 것일까, 핀란드 증후군에 대해 전문가들의 해석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첫째, 좋아하는 걸 못 하고 운동은 내키지 않아도 해야 하니 A그룹의 스트레스가 더 심했던 것이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둘째는 약이나 시술에서 오는 ‘부작용’이 치료 효과 못지않게 클 수 있다는 관점도 있다. 그리고 셋째는 지나치게 위생을 강조하다 오히려 ‘면역력’을 해쳤다는 것이라는 측면도 있다.

핀란드 증후군은 심혈관계만 그런 게 아니라 현대사회 대다수의 고민인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음식 앞에서 먹을까 말까 고민하거나 지나치게 칼로리를 계산하면 먹는 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도리어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으니, 차라리 맛있게 먹는 편이 면역력을 높이고 노화도 방지하는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과도한 제재와 관리가 오히려 스트레스, 부작용, 면역력 측면에서 자유롭게 지내는 것보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실험 결과인 ‘핀란드 증후군’. 물론 핀란드 증후군은 분명 모든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필란드 증후군은 건강염려증이나 질병공포증, 다이어트에 시달리는 일부 현대인들에게 “지나침은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그러니 뭐든 적당히 그리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선에서 지키고 관리하다보면 그것이 바로 오히려 건강이 지름길이 될 수 있다”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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