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지난 12일 전북도교육청은 전주시내의 한 사립중학교가 지난 5월 1학년 남학생들의 바지 앞 지퍼 안쪽에 명찰을 달았다고 밝혔다.

전북교육청은 학기 초에 학생들이 명찰로 인해 학생 인권이 침해되는 것을 우려하여 “학교 밖에서는 교복의 명찰을 뗄 수 있게 하라”고 학교에 안내했다.

그런데 이 학교는 명찰을 떼라는 것이 명찰을 보이지 않게 하라는 줄 잘 못 이해를 했고 업자를 불러 이름이 절대 보일 수 없는 지퍼 안쪽에 이름을 오버로크 한 것이다. 당시 이 위치에 대해서 교사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었으며 일부 학급에서는 지퍼 안쪽이 아닌 허리춤으로 위치를 옮기기도 했다.

▲ 전북교육청

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명찰이라는 것은 교내에서 학생 이름을 알기 위해서 다는 것인데 바지 안에 이름을 써넣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고 전했다.

또한 "학교에서는 교복 분실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군색한 변명을 하며 이름의 위치를 허리춤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전해왔다"며 기가 차 했다.

간혹 단체숙식 생활을 하는 군대에서는 자신의 군복이나 속옷을 잃어버리는 것을 우려해 이름을 쓰거나 오버로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같이 옷을 세탁할 일도 없을뿐더러 탈의를 하는 일도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 변명은 궁색하기 그지 없다.

결국 하달된 안내를 잘 못 이해했다는 것이 더 신빙성 있는 이유가 되는데, 남에게 보여줘야 하는 ‘명찰’을 가장 보일리 없는 은밀한 곳에 오버로크 한 것은 상식적인 차원에서 이해를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비용이 지출되었고 학생들은 불편함과 동시에 학교에 대한 불신이 생겼으며 학교 행정에 있어서 탁상공론의 끝이 어딘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명찰이라는 물건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그 사소한 본질조차 무시하면서 위에서 내려오는 안내도 안이하게 대처한 학교. 학생들에게 매우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며 교육당국은 우스갯거리로 넘어갈 것이 아니라 엄중한 경고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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