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기자/한지윤] 국내 전자회사들이 모니터 제품을 홍보할 때 무결점(無缺點)이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이것은 ‘불량화소’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화면에 점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AS를 받으려고 하면 정책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정상 판정을 내리는 업체들도 있다. 과연 불량화소는 무엇이며 업체들은 어떤 기준으로 이를 판정할까?

촬영을 할 때 빛을 받는 소자인 CCD나 화면을 출력하는 LCD는 RGB(Red, Green, Blue)의 삼원색을 발광하여 색상을 표현하는데 이때 화소의 물리적, 전기적 결함 등으로 인하여 3가지 색 중에 하나 이상의 색을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를 불량 화소라고 한다. 이런 불량화소는 보통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며 항상 모니터의 같은 위치에 원색의 점으로 나타난다. 또는 색이 빛나지 않는 경우에는 검정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 출처:위키미디아

ISO(국제 표준화 기구) 13406-2에 따르면 불량화소는 데드픽셀(Dead Pixel), 핫 픽셀(Hot Pixel), 스턱 픽셀(Stuck Pixel) 등으로 구분된다.

‘데드픽셀’이란 디지털 카메라의 핵심 부품인 CCD(이미지나 영상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부품)와 이미지 확인 등에 쓰이는 LCD(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출력장치)에서 발생하는 기계적인 결함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빛이 나지 않고 작동하지 않아 항상 꺼져 있는 화소다. 데드 픽셀들은 보통 흰 배경에서 검은 점으로 많이 찾을 수 있다.

‘핫 픽셀’은 데드픽셀과는 반대로 항상 켜져 있는 화소를 말하며 적색, 흰색 등의 점의 형태로 나타나지만 위치가 고정적이지는 않다. 핫 픽셀은 보통 카메라에서 발견하기 쉬운데 CCD 등의 소자에 발열이 심해 졌을 때 노이즈가 발생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스턱 픽셀’은 RGB삼원색 중 하나가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아 원래 내려는 색상이 아닌 다른 색상이 나오는 픽셀을 말한다. 보통 삼원색의 조합으로 원하는 색을 표현하는데 한 가지 색이 나오지 않아 A라는 색이 나와야 하는데 C라는 색이 나오는 것을 스턱 픽셀이라 한다.

보통 일반적인 소비자는 이런 모든 불량화소에 대해서 불편함과 스트레스를 받는다. 때문에 소위 ‘무결점’이라며 판매가 되는 모니터들을 좀 더 비싼 가격을 치르고서라도 구매를 하게 되는데 막상 AS를 받으려고 하면 불량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업체들의 무결점 정책이 ‘데드픽셀’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생하는 핫픽셀이나 스턱픽셀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정상으로 판정하여 무상 교환, 수리 등의 AS를 시행해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은 소비자가 착오를 한 것이 아니라 기업이 ‘무결점’이라는 말을 남용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모니터를 구매할 때 ‘무결점’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모든 불량화소에 대한 무결점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업들도 이 점을 노린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같은 제품도 절대 ‘무결점’이라며 판매하지 않는다. 과거 미국의 통신업체인 AT&T사는 무제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제한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약 1천억의 벌금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무결점’이라는 말 대신 같은 제품을 'Zero Bright Dot'이라며 정확하게 무엇을 보장하는 지를 표기한다. (‘Bright dot’은 데드픽셀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기업들도 말로만 무결점이라고 하지 말고 정확한 명칭과 기준을 사용하여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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