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원을 지역 대학들에 입학시켜 총학생회를 장악한 뒤 10년 넘게 대물림한 조직폭력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26일 전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력조직을 결성해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범죄단체구성 및 활동)로 전남 순천 J파 두목 박모(46) 씨와 행동대장 김모(40) 씨 등 간부급 조직원 4명을 구속하고 하부 조직원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 등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순천지역 2개 대학에 조직원 30여 명을 입학시킨 뒤 이들 중 18명을 총학생회장에 당선시켜 교비와 학교 지원금 4억여 원을 횡령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폭 총학생회장’ 가운데 4명은 지난해 6월 구속됐다.

새로운 자금줄을 찾던 J파는 대학 총학생회에 눈독을 들였다. 조직원들에게 대입 검정고시를 보거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게 해 대학에 입학시켰다. 그러고는 총학생회 선거에 나가게 했다. 선거 과정에서 회장에 출마하려는 학생들을 협박해 포기하게 한 뒤 대부분 단독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전문대(2, 3년제)인 A대학에서 9명, B대학에서 9명의 총학생회장을 낸 데 이어 지역의 4년제 국립대 총학생회장까지 배출했다.

경찰은 J파가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조직원을 지방정계에 진출시키는 목표까지 세웠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구속된 총학생회장 출신의 한 조직원은 내년에 치러지는 지방의회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씨 등은 조직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원들에게 유흥업소를 운영토록 하거나, 타 업소에 술ㆍ과일 등의 납품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순천지역 다른 대학 2곳에서도 조폭 출신 총학생회장이 당선됐다는 제보를 입수,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