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디자인 이정선 pro] 사극 드라마를 보면 ‘염병(染病)’, ‘호열자(虎列刺)’ 같은 단어들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이 단어들은 모두 질병의 이름인데 염병은 현재 장티푸스, 호열자는 콜레라라고 부른다. 이처럼 시대가 지나면서 한자어로 불렸던 많은 질병들은 새로운 진단명을 가지게 되었다.

이와는 다르게 우리가 현재 부르고 있는 질병의 이름 중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잘못 알려져 사용되고 있는 것들도 있다. 왜 이 병명들이 다른 이름으로 잘못 알려지게 되었는지, 또 올바른 이름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오십견(동결견/유착성 관절낭염)
동결견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특발성 동결견, 당뇨병, 갑상선 질환, 경추 질환, 흉곽 내 질환, 외상 등에 의해서 발생하는 이차적 동결견으로 나뉜다. 환자들이 이 병에 걸리면 어깨의 관절에 심한 통증과 함께 운동 장애에 시달리게 된다. 동결견이 언제부터 또 왜 ‘오십견’으로 불리게 되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50대 전후에 많이 나타난다는 뜻에서 오십견으로 부르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중풍(뇌졸중)
뇌졸중이란 뇌의 일부분에 혈액을 공급하고 있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짐으로써 그 부분의 뇌가 손상되어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을 말한다. ‘중풍’은 한의학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용어로 안면신경 마비(벨 마비), 파킨슨씨 병, 간질 등을 포함한다. 이는 현재 뇌졸중으로 분류하지 않는 질환까지 포함되어 있으므로 중풍과 뇌졸중은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이 옳다.

맹장염(충수염)
우리는 충수염을 흔히 ‘맹장염’으로 잘못 알고 있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맹장수술은 맹장 끝에 달린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겼을 때 개복하여 하는 수술을 잘 못 불러 사용한 용어다. 따라서 충수염이 맞는 말이다.

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란 척추뼈와 뼈 사이의 구조물인 디스크가 탈출되어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노화나 불량한 자세 혹은 특별한 이유 없이도 발생할 수 있다. 허리를 중심으로 엉치까지 강한 통증이 발생하며 심한 경우에는 대소변 장애나 하지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도 있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은 ‘디스크’라는 이름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데 영어로 추간판을 의미하는 intervertebral disk의 준말에서 유래했다.

조울증(양극성장애)
양극성 장애는 대표적인 기분 장애다. 지나치게 들뜨고 신나서 흥분된 상태를 가리키는 조증과 반대로 지나치게 우울해지는 상태를 가리키는 울증이 나타난다. 환자가 조증 상태에 빠질때는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게 되며 울증 상태에 빠질 때는 우울, 절망, 피해망상에 시달릴 수 있다. 양극성 장애는 조증과 울증이 함께 나타난다는 뜻에서 ‘조울증’, ‘조울병’ 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조현병(정신분열병)
‘조현(調絃)’은 ‘현을 고르다’는 뜻으로, 우리 뇌의 신경구조가 현악기의 현처럼 연결되어 있는데 이것이 잘 조율되지 않아 혼란스러운 환자의 상태를 의미한다. 조현병에 걸리면 환각, 과대망상 등의 증상으로 인하여 사회, 가정생활도 어려워진다. 2006년까지만 해도 조현병은 일본에서 명명한 ‘정신분열병’으로 한국에 전해져 사용됐다. 그러다가 정신분열병이라는 이름이 환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만든다는 이유로 지난 2012년에 조현병으로 개칭되었다.

이렇게 병명 중에는 영어 단어의 준말, 외국식 이름의 번역, 장기의 위치 등으로 인하여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것이 많다. 진단명은 해당 질병의 증상과 특징을 반영하게 되므로 잘못된 이름은 병에 대한 틀린 정보나 편견을 가지게 할 수 있다. 때문에 올바른 병명을 사용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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