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청운효자동 주민들의 환영 행사에서 "감회가 새롭다, 감회가 깊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붉은 색의 화려한 한복을 차려 입고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으로 청와대에 들어섰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모두 흉탄에 잃고 청와대에서 나왔던 1979년 11월 21일의 기억이 떠오르는 듯 했다.

33년 3개월의 세월 만에 그는 18대 대통령이자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돼 청와대의 새 주인이 됐다.

중학교 2학년 때 청와대로 들어간 박 대통령은 15년을 살았다. 1979년 10ㆍ26으로 박 전 대통령이 서거할 때까지 였다. 당시 그는 9일 간의 국상(國喪) 치르고 나서 동생인 근령, 지만씨를 데리고 청와대를 떠나 신당동 사저로 이사했다. 이후 18년 동안 박 대통령은 고전 불교 경전을 잃고 일기를 쓰거나 여행을 하면서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정수장학회ㆍ육영재단 이사장, 영남대재단 이사 등을 지내며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운영하면서도 공인(公人)으로서 세상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9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지원 유세를 다니는 것으로 은둔생활을 끝냈다. 98년 4월 대구 달성에서 15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여러 가지 굴곡이 많은 정치 인생을 보냈다.

18대 대선을 앞두고 과거사 인식 논란과 안풍(安風ㆍ안철수 바람) 등으로 인해 '박근혜 대세론'이 무너지며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지만 그는 국민통합과 준비된 여성대통령론을 내세워 3.6%포인트 차이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33년 전 청와대를 떠났던 박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국민을 행복하게 해 드리겠다"고 약속하고 다시 청와대에 발을 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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