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 ‘금사과’, ‘금치’ 등 우리는 물가가 올라 어떤 상품의 경제적인 가치가 올라가면 ‘금’에 빗대어 표현 하곤 한다.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번쩍이는 금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귀중한 가치를 지닌 광물로 평가되었다. 그렇다면 옛 사람들은 황금을 가지고 무엇을 했을까? 황금보다 더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유물 세 점을 소개한다.

01. 그리스 미케네의 황금마스크

▲ 사진출처/유튜브

황금 마스크는 1876년 하인리히 슐리만에 의해 미케네 아크로폴리스의 무덤에서 발견된 금속공예품이다. 이 마스크는 장례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당시 발굴 중이던 5호분에서 발굴되었다.

당시 슐리만은 이 황금마스크를 전설적인 그리스 왕 아가멤논의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이 마스크는 아가멤논의 황금마스크로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 아가멤논 시대보다 훨씬 이른 기원전 1500-1550년 사이 마스크로 밝혀졌다.

슐리만은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 <일리아드>에 심취하였고 신화 속에 나오던 트로이의 유물을 발굴하여 그것이 실제 역사임을 증명했다. 아무도 믿지 않았던 신화 속의 역사를 증명해준 ‘황금 마스크’의 가치를 어찌 황금에 견줄 수 있을까.

02. 신라의 황금왕관

▲ 사진출처/문화재청 공식사이트

신라의 금관은 1921년에 경주의 대릉원 바로 옆(노서동)에서 한 경주 주민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후 그 곳을 금관총이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금관총 이외에도 서봉총, 천마총 등지에서 5개가 넘는 금관이 발굴됐다.

신라의 금관은 새, 영락, 나뭇가지 장식이 달려있으며 화려하고 정교한 세공이 특징이다. 아가멤논의 황금마스크가 장례용으로 쓰인 것처럼 신라의 금관도 부장용품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실크로드 문명 교섭사의 권위인 정수일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인류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고대의 금관 가운데 반 이상이 신라 것이라고 한다. 즉 신라의 금관은 신라의 부와 선진화된 문화를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의의가 깊다고 할 수 있다.

03. 아프가니스탄의 황금 잔

▲ 사진출처/국립중앙박물관 공식사이트

아프가니스탄의 황금 잔은 1966년 지역의 농민들에 의해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금잔들을 발견한 농민들은 도끼로 잔을 공평하게 쪼개어 나눠 가졌다. 이 탓에 금잔들은 상당히 훼손이 되어 아쉬움이 있다.

이 잔은 기원전 2000년 경 청동기시대 유적지 테페 푸롤에서 출토된 것으로 금잔의 독특한 기하학 무늬, 동물의 표현 등에서는 메소포타미아나 인더스 문명의 흔적이 엿보인다.

우리나라가 단군 시대일 때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이미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인더스 문명의 영향을 받은 찬란한 황금 문명을 이룩했고, 청금석을 교역하며 경제적인 부를 누렸다고 한다. 작은 황금 잔 하나로도 고대 중동과 인도 지역의 번영을 엿볼 수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잉카, 이집트, 우크라이나, 콜롬비아 등 여러 지역에서 금으로 된 유물이 발굴되었다. 금은 값비싼 광물이기 때문에 금으로 만들어진 유물 대부분은 제례, 부장, 의식용으로 쓰였으며 실생활에서 사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을 이용해 중요한 인물의 삶을 기리고 문화적인 풍요를 과시했던 옛 사람들. 우리도 앞으로 금을 볼 때는 금의 경제적인 가치만 생각하지 말고 역사에 담긴 금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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