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 지난 8월, 4대강은 녹색으로 물들고 바다는 붉게 물들어 사람들의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들었다. 환경부는 지난 8월 11일 영산강에는 녹조 관심단계를, 금강에는 경계단계를 발령하고 수문을 낮춰 초당 600만 톤의 물을 방류했다. 한편 전라남도의 해역에서는 적조 현상 때문에 고생을 했다. 전라남도는 16일부터 29일까지 14일간 적조주의보를 발령하고 황토 1천971t을 살포하는 등 적조를 물리치기 위해 애를 썼다.

영산강에서 발생한 녹조와 전남 해역에서 발생한 적조. 생태계를 파괴하는 현상으로 잘 알려진 이런 녹조와 적조는 왜 발생하며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우선 녹조란 강이나 호수에 남조류가 과도하게 증식하여 물의 색깔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반면 적조는 갈색을 띄는 규조류나 와편모조류가 번성하여 바다가 붉게 물이 드는 현상을 일컫는다.

▲ 사진출처/픽사베이, 위키피디아

녹조와 적조 현상은 조류의 종류, 그리고 발생하는 위치는 다르지만 둘 다 물의 부영양화 때문에 일어난다. 녹조의 경우에는 생활하수, 산업폐수, 농경지에서 배출되는 물은 풍부한 영양물질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런 물이 담수로 유입되면서 남조류가 폭발적으로 증식하게 되고 그러면 물이 녹색으로 보이게 된다.

녹조현상의 일종인 적조 역시 해수의 부영양화에 의해 발생한다. 영양물질을 포함한 담수는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가기 때문에 해수 역시 오염물질에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폭우나 장마 등으로 인해 담수가 다량으로 유입되면 암모니아, 질산염, 인산염 등이 증가하여 조류가 더욱 잘 증식한다. 이렇게 해수로 흘러드는 오염물질은 본래 갯벌을 통해 자연적으로 정화가 되었으나 요즘은 개발로 인해 갯벌이 줄어들면서 적조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녹조와 적조를 일으키는 조류가 위험한 이유는 물을 오염시키거나 독소를 배출하여 어패류를 죽게 만드는 등 생태계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 중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 아나톡신, 삭시톡신 등의 맹독을 가진 종류가 있다. 포유류가 이런 조류 독소를 흡수하면 간세포나 신경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남조류는 죽을 때나 포식자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 그리고 다른 조류와 경쟁을 할 때 독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바다에서 증식한 유해성 적조생물은 어패류를 사망하게 만들어 해양생태계를 위협한다. 적조생물은 어패류의 아가미를 막아서 질식사시키거나 또한 죽을 때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산소를 다량 소비시켜 해양생물들에게 필요한 산소를 고갈시킨다.

올해에는 폭염으로 인하여 녹조와 적조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8월 일본의 신슈대학교가 대한하천학회와 협력으로 측정한 4대강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영산강(영산) 196ppb, 금강(고마나루) 310ppb, 한강(가양) 386ppb, 낙동강(달성) 434ppb'으로 WHO 기준(1ppb이하)보다 최대 434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 정도로 독소에 노출된 물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도 마실 수 없다.

또 지난 9월 5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최근 고수온과 적조 등의 영향으로 완도군 467어가에 7870만 마리의 전복과 어류가 폐사하여 621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여 어민들을 시름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전국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녹조와 적조는 상수원을 오염시키고 자연을 파괴하는 위험한 자연 현상이다. 녹조와 적조로 인하여 자연 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정부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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