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아재’는 ‘아저씨의 낮춤말’이라고 적혀있다. 실제로 2014년까지만 해도 한국 사람들은 발가락 양말을 즐겨 신고 젊은 세대들에게 잔소리를 잘 하는 꼰대 같은 중년 남성을 낮춰 부를 때 ‘아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러나 2015년을 전후로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려는 ‘신(新)아재’들이 등장했고 방송과 SNS를 통해서 '아재개그'가 대중문화의 중심적인 유머 코드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외모를 잘 가꾼 매력적인 중년 남성을 뜻하는 '아재파탈(아재과 옴므파탈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면서 아재는 동시대 문화의 대표적인 트렌드가 되었다.

▲ (출처/버거킹 CF캡쳐)

그러자 식음료, 화장품, 가전제품, 디지털 기기 등 국내의 산업계에서는 이런 문화적인 현상을 반영하여 아재들의 지갑을 공략한 ‘아재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는 등 상당히 효과를 보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B사가 공개한 햄버거 TV 광고는 아재 파탈과 아재 개그라는 두 가지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눈길을 끌었다. 광고에는 동안의 외모는 물론 양복을 멋지게 차려입어서 아재파탈을 연상시키는 배우 이정재가 등장한다. 승용차 뒷좌석에 앉아있던 그는 갑자기 다급하게 “세우라고! 세우라니까!”라고 외친다. 곧 ‘새우’들이 이정재가 탄 승용차 앞을 유유히 지나간다. 이 광고에서 사용한 아재 개그는 멈추라는 뜻의 ‘세우다’와 제품의 재료인 ‘새우’가 유사한 발음을 활용한 것으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었다.

또한 한 쇼핑몰은 아재들을 겨냥한 마케팅을 통하여 경제적으로 효과를 보았다. 지난 4월, A 온라인 쇼핑몰은 ‘아재시대’ 기획전을 열어 아웃도어·디지털기기·패션의류·음반 등 40~50대 남성들이 선호하는 총 95종의 상품을 최대 64% 할인가에 판매하여 매출액을 높였다. 이외에도 백화점에서 늘고 있는 남성 전문관, 남성 전문 미용실 등도 아재 마케팅의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경제적으로 안정된 30대 후반에서 50대 중장년층들은 이제 소비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경제 침체, 높은 청년실업률 등에 의해 20대의 사회 진출이 늦어지면서 20~30대 젊은 층보다 부동산, 금융 자산 등을 보유하여 경제력을 갖춘 40~50대 아재들이 소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젊게 살고 싶은 아재들은 기존의 관심사였던 디지털기기, 아웃도어 상품, 건강식품 등을 넘어서 SPA 브랜드, 캐주얼 의류, 캐릭터 상품, 장난감 등 젊은 층이 주로 소비했던 품목까지 시선을 넓히고 있어서 불황 속의 소비시장을 웃게 하고 있다.

아직 오빠처럼 보이고 싶은 아재들의 관심은 그루밍, 문화생활, 요리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면서 아재들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형성되었다. 따라서 당분간 ‘아재 마케팅’의 열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재 마케팅. 적당한 사회문화 요소와 어우러진 성공 마케팅 사례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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