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맞서 싸우는 청년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 ‘김보통’ 작가 [시선인터뷰]
암에 맞서 싸우는 청년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 ‘김보통’ 작가 [시선인터뷰]
  • 보도본부 | 한지윤 에디터
  • 승인 2016.09.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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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 웹툰 작가 김보통은 지난 2013년 말기 암환자의 이야기를 그린 웹툰 <아만자>로 만화계에 데뷔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은 잘 모르는 암환자들의 절망과 갈등, 그리고 환자의 보호자들이 겪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어 주목을 받아 <아만자.>는 지난 2015년 일본의 레진 코믹스 서비스 누적 조회 1200만회를 기록하는 히트를 치기도 했다. 절망 속에서도 삶을 관조하며 꿈을 얘기하는 26살 청년의 모습이 오랜 불황을 겪은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린다며 공감을 얻은 <아만자>. 김보통 작가는 왜 이 작품을 그리게 되었을까?

PART 1. <아만자>의 투병기는 남 일이 아니라 언젠가 우리의 일이 될지도 모르는 이야기

-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기본적으로는 만화를 그리고 가끔 글을 쓰는 김보통입니다.

▲ 김보통 작가

- 어떻게 만화가로 데뷔하게 되셨나요?
더 이상 회식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느 날 문득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그만 둔 이후에는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트위터에 눈길이 갔습니다. 저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트위터에 그림도 올리고 이런 저런 일들을 준비하다가 당시 새롭게 시작하는 웹툰 플랫폼에 소개를 받아 우연찮게 웹툰계에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 만화가라는 직업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가장 좋은 점은 회식이 없다는 것이고, 다음으로 좋은 것은 모든 것이 내 책임이며 내 성과라는 것 입니다. 선배 만화가들에게 만화계가 과거보다는 많은 부분에서 나아졌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는데 저는 아직도 만화계에 아쉬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만화 시장보다는 나아졌을지 몰라도 다른 문화 산업에 비하여 작가나 보조 인력에 대한 처우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이런 면들이 좀 더 개선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아만자 일본판 이미지

- 만화 <아만자>는 어떤 작품인가요?
젊은 나이에 말기 암을 진단받은 주인공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과 그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의 이야기입니다. 일본에서는 ‘투병 판타지’로 소개되었는데, 이유는 단지 투병하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주인공의 무의식 세계를 동화처럼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다소 우울하고 슬픈 소재임에도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왜 암환자를 소재로 작품을 그리게 되셨나요?
직접적으로는 8년간 투병하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곁에서 지켜보며 느꼈던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한편 간접적으로는 아버지를 통해 알게 된 암 환자 모임에서 접한 젊은 암환자들의 사연이 마음에 남게 되었습니다. 마침 좋은 기회가 닿아 암환자라는 주제를 가지고 만화로 그리게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처음 암환자에 대한 만화를 그리겠다고 했을 때는 결말도 뻔하고 너무 우울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 때 저는 무조건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내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저도 암환자를 대상으로 새드엔딩을 내고 싶지는 않았구요.

▲ 아만자 일본판 종이책

- 아만자를 통해서 대중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암환자들은 육체적 고통뿐이 아닌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재발하진 않을까? 치료비를 내느라 가산을 탕진하진 않을까? 비급여 의료비를 감당할 수 있을까? 다시 사회에 돌아갈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진 않을까? 등등. 암환자를 신파의 소재로만 바라보지 말고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측면을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암이라는 것은 현대 사회인이 피해갈 수 없는 질병이고, 그렇기에 암환자들은 우리들의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김보통 작가

- 아만자에 등장하는 상징적인 요소나 캐릭터들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해석이 자유롭고 모호할수록 되새겨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 것이 독자의 즐거움을 빼앗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힌트를 드리자면, 사막의 왕은 암이 아닙니다. 죽음도 아닙니다.

아버지의 투병생활을 지켜보며 암환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게 마음먹었다는 김보통 작가. 그는 ‘아만자’가 흥미 있는 모험이나 판타지처럼 흥행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알았지만 암환자들이 가지는 슬픔에 대해 꼭 한 번 이야기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투병, 암이라는 불유쾌한 주제로 작품을 했던 김보통 작가는 이후에도 탈영병의 이야기라는 사회 고발적인 주제로 돌아온다. 다음 화에서는 김보통 작가의 두 번째 작품 <DP>에 관하여 대화를 나눠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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