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이어 올해에도 여전히 감염 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에는 임산부가 감염될 경우에 소두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지카 바이러스, 간염을 유발하는 C형 간염, 급성 설사를 일으키는 콜레라 등의 법정 감염병이 발생하여 국민들이 여전히 방역당국의 위기관리 능력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28일에는 또 다른 법정 감염병인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발생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출처/위키피디아)

질병관리본부(KCDC)는 지난달 25일 인천의 한 모텔에 장기 투숙하던 A(47)씨가 레지오넬라 증 환자로 신고 되어 병원으로 옮겨진 뒤 치료를 받고 지난 8일 퇴원했다고 전했다.

KCDC에 따르면 해당 모텔의 물탱크, 수도꼭지, 샤워기를 비롯해 각층 객실의 냉·온수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되었다. 이에 인천광역시는 레지오넬라균이 허용범위 미만으로 떨어질 때까지 모텔을 폐쇄하도록 했다.

그렇다면 영업장 한 곳을 문을 닫게 만든 레지오날레 증은 어떤 병일까. 레지오날레 증은 국가가 정한 제3군 감염병으로 ‘레지오넬라균 속(Legionella spp)’에 의한 감염성 질환이다. 레지오넬라균(Legionella species)으로 인한 증상으로는 레지오넬라 폐렴과 폰티악열(독감형)이 있다. 레지오넬라 폐렴의 경우는 두통, 근육통, 고열, 오한 등 증상과 함께 마른기침, 복통, 설사 등이 동반된다. 독감형은 짧은 잠복기를 지닌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특별한 치료 없이 2~5일 내에 회복할 수 있다.

레지오넬라균은 냉각탑, 건물의 수계시설(샤워기, 수도꼭지), 가습기, 호흡기 치료기기, 온천 등 오염된 물속의 균이 비말(날리는 물방울) 형태로 존재해 있다가 공기를 통해 인체에 흡입돼 감염되지만, 다행히 현재까지 사람 간 전파는 보고된바 없다.

문제는 레지오넬라증에 대한 백신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현재는 항생제를 투여하여 치료하고 있다. 예방법이 없기 때문에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위생관리가 필수적인데, 건물의 냉각탑 수질에 대한 균의 오염도를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염소처리, 고온살균법, 오존처리법 등을 통하여 소독을 실시하는 방법 등을 잘 해야한다. 또 레지오넬라균은 25℃에서 45℃에 가장 잘 증식하기 때문에 균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냉수는 20℃ 이하로, 온수는 50℃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한편 다행히 국내에서는 레지오넬라 증이 집단 감염으로 퍼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부의 잠정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레지오넬라 증 환자는 지난 10년 동안 연중 20~30명 정도가 발생하다가 지난해에는 45명, 올해 8월 25일까지는 62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레지오넬라 증은 2015년 8월에 뉴욕에서 감염자 113명 중 12명의 사망자를 낸 질병이므로 우리도 더 이상 발병자수가 증가하지 않도록 긴장해야한다.

레지오넬라 증은 치사율이 5%~30% 사이로 다양하다. 그러나 어린이나 노인, 당뇨나 폐질환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있는 사람들은 레지오넬라 증으로 인하여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러므로 방역당국은 업소나 건물주가 냉각탑이나 건물의 수계시설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소독을 하도록 강제하는 등 감염률의 수치를 낮추기 위하여 철저하게 주의를 기울여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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