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 골프 황제로 이름난 타이거 우즈부터 한화의 정근우 선수까지 다양한 종목의 운동선수들의 공통점은? 바로 ‘입스 증후군’을 겪었던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입스증후군은 운동선수들이 심리적인 압박감으로 인하여 경기 중에 실수를 하거나 호흡이 빨라지고, 근육의 경직, 손의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하며 팔꿈치나 어깨, 발목 부상 같은 치명적인 부상 말고도 운동선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입스라는 용어는 골프에서 최초로 사용되었다. 용어가 사용되기 전부터 입스 증후군을 겪는 선수들이 많았는데 1920년대에는 ‘jump’, ‘whisky finger’라고 불렀고, 1940년대에는 술에 취해 손이 떨리는 것을 나타내는 의미인 ‘jitters’라고도 불렸다.

▲ 사진출처/픽사베이

그러다가 1963년대에 들어서 미국의 ABC 방송국에서 골프 해설자로 활동했던 토미 아머가 입스를 골프의 퍼팅과 관련된 용어로 사용했다. 그는 자신이 입스증후군 때문에 프로 선수 생활을 중단하게 되었다고 밝혔고 이는 골프계에 큰 반향을 일으켜 널리 사용되었다.

이후로 입스증후군이라는 단어는 골프계 말고도 여러 종목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각 종목마다 입스 현상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났는데, 야구선수 중 타자의 경우에는 공을 던질 때 어려움을 겪거나, 투수는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고 야수는 송구(수비하는 야수가 타구를 잡아 다른 동료 야수에게 던진 공)를 땅바닥으로 던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우완 투수였던 스티브 블래스 역시 입스증후군을 겪은 선수 중 한명이다. 스티브 블래스는 10년 동안 103승 76패, 896 삼진(MLB공식사이트 기준)을 기록한 스타였다. 1972년만 해도 19승을 기록하며 승승장구를 하던 그였지만, 1973년에 갑자기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게 된다. 스티브 블래스는 카운슬러를 찾아다니고 투구하는 자세도 고쳐봤지만 입스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결국 그는 1974년 5이닝 동안 무려 7개의 볼넷을 허용하고 홈런 두 방에 8실점하여 은퇴를 하게 되었다. 입스 증후군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 프로야구 선수 중에서도 입스증후군으로 고생한 선수들이 많다. 두산 베어스의 홍성은은 2007년 발목과 팔꿈치 수술 후유증으로 입스를 경험하면서 포수에서 지명타자로 전향해야했다. KIA 김선빈(현 상무)의 경우 2008년에 2루수로 첫 출전해 SK 박정권의 빗맞은 타구를 놓친 것이 빌미가 되어 뜬공 공포증을 앓게 됐다. 이 선수들은 송구연습을 피나게 하거나 심리 상담을 받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입스를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 중에서 입스증후군을 극복한 한화의 정근우 선수는 고등학교 시절에 생긴 팔꿈치 통증 때문에 루키 시절에 송구 두려움증을 겪었다. 정근우는 2군까지 갈 각오도 했지만 2006년에 입스를 이겨내고 다시 일어섰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실수한 기억보다는 잘했던 플레이들을 되새기면서 스스로 자신감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며 입스증후군의 ‘치료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입스증후군은 부상후유증이나 과거의 실수에서 온 심리적인 압박감 때문에 발생한다. 입스증후군을 이겨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두려움을 벗어내는 것이다. 입스를 극복한 선수들의 많은 경험담을 공유하며 선수들이 더 자유롭고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길 바라본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