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과 붓, 고양이 그리고 커피...캘리그라퍼 ‘생각하는 손가락’을 완성 시키는 것 [시선인터뷰]
먹과 붓, 고양이 그리고 커피...캘리그라퍼 ‘생각하는 손가락’을 완성 시키는 것 [시선인터뷰]
  • 보도본부 | 문선아 선임 에디터
  • 승인 2016.08.2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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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문선아] ‘생각하는 손가락’ 이미화 작가의 작품을 보면 조선시대 여류화가가 21세기에 나타나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듯하다. 옛스러움이 느껴지고 기품이 있으며 작가의 곧은 마음이 느껴진다. 또한 그녀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참 따뜻하다. ‘생각하는 손가락’ 이미화 작가의 독특한 어린 시절이 그녀가 붓을 잡게 된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이어서 들어보자.

PART 2. 먹과 함께 한 어린 시절, ‘생각하는 손가락’으로 다시 태어나다

- 어린 시절이 독특하다고 들었어요~ 할아버지와 함께 먹을 가셨다고...(웃음)
네~ 할아버지가 먹그림이나 서예에서 출중하셔서 어릴 때 항상 할아버지 옆에서 먹을 갈곤 했었어요. 한옥을 건축하시는 일을 하셨던 할아버지는 늘 한지와 먹을 옆에 두시고 설계도 그리시고 글씨를 쓰고 하셨는데 옆에서 그런 일들을 보고 자란 게 지금의 저를 만들지 않았나 싶어요.

▲ 서예를 배우는 이미화 작가님

- 지금 작업하시는 캘리그라피들이 모두 서예 붓으로 이뤄지는 것인가요?
네 맞아요. 2008년에 ‘필묵’에서 캘리그라피 기초반을 배운 다음에 서예를 배우기 시작해서 기초부터 이론 지식까지 실제로 많은 트레이닝을 했었어요. 지금도 서예를 계속 하고 있는데 배우면 배울수록 붓으로 글씨를 쓴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죠. 지금 하는 작품들 대부분이 먹을 직접 갈아서 화선지에 표현하는 작품들이에요.

-모든 작품들이 다~ 내 자식 같겠지만 (웃음) 그래도 그동안 연재했던 작품 중에 애정이 가는 작품은 무엇이 있을까요?
하하하 맞아요. 모두 다 애정이 가는데... 조금 더 애정이 가는 작품은 캘리그라피에선 ‘어린왕자’ 편이랑 박목월 시인의 시를 노루 이미지로 형상화한 ‘청노루’라는 작품이 애정이 가요. 또 하나는 까뿌치노의 작품 중 ‘괜찮아 잘 될거야’라는 작품이 있어요. 이 작품도 제가 애정하는 작품 중 하나죠.

▲ 작품 - 청노루

- 까뿌치노 시리즈 작품에는 고양이 그림이 많은데, 혹시 작가님이 키우시는 고양이들인가요?
네. 하하 맞아요. 어린 시절 키우고 싶었던 샴이랑 페르시안 고양이인데요. 10년 이상 키우면서 가족과 다를 바 없는 친구들이죠. 그렇게 오랜 시간 키우다보니 주변에서 “이제 떠날 때가 얼마 안 남았네” 라는 말을 듣다보니 더 시간이 지나기 전에 이 아이들을 그려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 까뿌치노 시리즈는 작가님의 어떤 생각이 담겨 있나요?
사실 이 시리즈는 개인적인 감정이 가장 많이 담겨진 작품이에요. 그래서일까, 저처럼 고양이 또는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감을 나누기도 하고, 말로서 “동물들을 아껴주세요~ ”라고 하는 것보다 진심을 담은 그림 한 장이 사람들에게 더 강력한 메시지를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담겨 있어요.

▲ 실제 고양이 까뿌와 치노

- 두 고양이들 중 까뿌가 지금은 작가님 옆에 없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네 맞아요. 까뿌치노 시리즈를 준비할 때부터 까뿌가 조금씩 아프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제 옆에 없지만 그림으로 함께 남아있죠. 까뿌의 빈 자리는 새로 고양이 한 마리를 분양 받았어요. 야또라고 하하. 마끼야또에서 따온 이름이에요.

-고양이들 이름이 다 커피 이름과 비슷하네요. 커피를 좋아하시나요?
커피를 마시는 것보다 커피 향을 맡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그러다보니 고양이들도 같이 살면서 같이 살아가는 냄새가 커피처럼 좋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짓게 됐어요.

 

-연재 작품 중에 커피에 관한 작품들도 있던데 같은 이유인가요?
네 비슷한 이유에요. 사람들, 특히 여자들을 보면 밥은 안 먹어도 커피는 마시잖아요? 커피에서 오는 향기나 휴식의 기분, 편안함 등이 생각할 시간을 주고... 저도 마찬가지로 커피 한 잔 하면서 휴식도 취하기도 하고 아이디어도 생각하고... 이렇게 삶과 커피가 결부되는 스토리를 그린 거죠.

- 캘리그라피를 주로 하시면서 까뿌치노에선 펜 일러스트를 하신 것처럼 혹시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가 있으신가요?
일반 사람들이 붓으로 글씨를 쓴다는 것이 ‘올드하다’라는 생각을 하잖아요. 그런 ‘올드하다’라는 편견을 깨보고 싶어요. 그래서 글씨의 서법을 지키면서 아름다움도 겸비하고 그리고 대중성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그리고 ‘영문에만 익숙한 사람들에게 한글의 아름다움까지 같이 알리면 좋겠다.’ 라고 생각해서 움직이는 캘리그라피가 중심이 되는 감성 영상을 고민해보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 영상 공부를 하며 여러 시도를 하고 있죠.

 

- 우와~ 조만간 움직이는 캘리그라피를 만날 수 있겠네요.
네네, 계속해서 시도 하고 있으니까요. 언제 보여드릴지 구상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대하며 기다려주세요~

- 마지막으로 캘리그라피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꾸준함. 저는 꾸준함을 강조하고 싶어요. 집을 하나 지을 때도 집을 짓기 위해 땅을 파고 철근을 세우는 등 하나 하나의 과정을 거치면서 집을 만들잖아요. 캘리그라피도 그래요. 체계적인 공부를 통해 기초를 탄탄히 하셔야 자신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고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빨리 지치지 않았으면 하는 것. 과정들이 고단하더라도 꾸준히 이겨내는 것과 디자인만 강조하는 캘리그라퍼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을 말해주고 싶어요.

그녀의 말처럼 캘리그라퍼는 단순히 글씨를 예쁘게 쓰는 사람 또는 디자인하는 사람이 아니다. 글이 가진 힘을 알고 그 힘을 더욱 좋은 곳에, 좋은 에너지로 퍼뜨리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녀가 매일 붓을 들고 글을 쓰는 이유도 진심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웃음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감동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모처럼 위로가 필요하다면 이미화 작가가 전하는 캘리그라피 작품을 보며 마음의 힐링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그녀의 진심이 당신에게도 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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