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기자] 80~90년대 온 동네 아이들의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게 하는 희뿌연 연기가 있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희뿌연 연기 속에서 아이들은 무리지어 그 연기를 쫓아가며 시간가는 줄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 연기의 선봉에는 바로 ‘연막 소독차’가 있었다.

그런데 이 연막 소독차가 올해부터 점차 사라질 전망으로 알려지며 특정 세대에는 아쉬움을 또 다른 세대에는 환호를 받고 있다.

 

과거에는 방역에 대한 기대로 동네마다 연막 소독차량이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점차 인체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일며 문제가 되었고, 질병관리본부는 이러한 문제 때문에 전국에 '과도한 연막소독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기존의 연막 소독차는 정말 유해할까? 이를 알기 위해 연막 소독차의 방식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연막소독은 휘발성 경유나 등유에 살충제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 가열한 후 연소하는 방식으로, 연소 시 발생하는 하얀 연기를 타고 살충제가 운반돼 광범위한 지역을 살충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때문에 경유의 불완전 연소로 환경오염과 피부질환을 일으킬 염려가 있고 광범위하게 퍼지는 살충제 역시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불안감을 주는 요소로 여겨지게 되었다. 또한 기름 성분이 함유된 연기가 대기오염을 유발한다는 점, 고유가 시대에 따른 방제비용의 상승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세대를 중심으로 점차 연막 소독차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소독차가 지나가면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하고 일부는 지자체에 항의 전화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당국에서도 관련 민원에 따라 연막 소독의 횟수를 점차 줄이고 있으며 방식을 아예 전환하는 곳도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 속에 도심을 중심으로 다른 소독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연무소독’이 있는데, 이는 기존의 등유 대신 물을 연소시켜 수증기를 타고 살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의 연무소독은 대기오염 및 방제비용을 크게 줄인다는 이점으로 강릉시 등에서 도입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밖에 연막소독, 분무소독 및 유충구제 등 지역실정에 맞는 방식으로 차별화해 효과적인 방역 방식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에 따르면 벌레나 해충이 많은 지역의 주민, 또는 기성세대를 중심으로는 과거의 연막 소독차가 보이지 않자 “소독을 이제 안하는 것이냐?”며 역으로 항의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한다. 이에 지자체 관계자는 “도심지역은 차차 기존방식이 아닌 연무소독 방식 등으로 변경해 나가고 있으며 "물을 이용하는 친환경 연무소독은 연기가 보이지 않는 등 다른 방식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인식전환과 이해가 필요하다"라고 전한다.

과거 해충을 박멸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의 흥밋거리로도 환영을 받았던 ‘연막소독’. 하지만 세대가 변하고 인식이 변하며 문제가 거론되었고 이제 머지않아 추억의 책장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유해성 문제와 비용적인 문제로 마땅히 사라지는 것인 만큼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소독 방식이 도입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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