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무취 기체의 존재를 알려주는 경보기, ‘부취제’ [지식용어]
무색무취 기체의 존재를 알려주는 경보기, ‘부취제’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이승재 인턴기자
  • 승인 2016.08.1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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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승재] 지난달 21일 부산에서 잇달아 악취 신고가 이어졌다. 첫 신고 지점인 송정 해수욕장에서 강서구 명지동까지 약 30km 구간에서 2시간동안 약 220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냄새의 원인에 대한 추측과 괴담이 퍼져나갔다. 이에 부산, 울산지역 가스/악취 민관합동조사단이 원인 추적에 나섰고, 조사 결과 악취의 원인은 ‘부취제’ 때문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름부터 생소한 ‘부취제’는 과연 어떤 물질일까. ‘부취제’는 어떤 물질에 첨가되어 냄새가 나도록 기능을 하는 물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냄새가 나지 않는 물질, 특히 무색무취의 가스에 첨가돼 해당 물질이 외부로 유출될 때 냄새로서 물질의 유출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가스 냄새는 바로 이 부취제로 인해 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오염을 일으키거나 인체에 유해한 독극물, 폭발성이 높은 가연성 가스에는 안전보건과 위생상의 이유로 부취제를 첨가하도록 법률로 강제하고 있다.

▲ 출처 - pixabay

부취제의 개발은 가스 산업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800년대 초 야간 조명의 원료로 가스를 이용하면서 가스 산업이 발달하게 됐는데, 초기 제조공정에는 벤젠이나 톨루엔의 성분이 포함되어 부취제를 첨가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냄새가 났다. 그러나 일부 가스의 제조 공정에서는 이러한 냄새를 유발하는 물질이 제거돼 이로 인해 가스 누출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지고 대형 폭발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1937년 미국 텍사스에서 천연가스 누출 폭발 사고가 발생했고, 294명의 아이들과 교사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에 가스 누출을 조기에 감지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가스에 냄새를 풍기는 물질을 첨가하는 연구가 이뤄졌다. 연구 결과 부취제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했다.

부취제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체에 무해, 무독해야 한다. 또한 확실히 식별 가능한 냄새여야 하고, 적은 농도에서도 특유의 냄새가 나서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물질과 반응해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물에 잘 용해되지 않고 토양에 대한 반응성, 흡착성 등이 적어야 했다. 이러한 특성을 충족시키다 보니 부취제의 냄새는 지독하거나 고약한 냄새를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부산 악취 사고는 ‘부취제’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면서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지독한 냄새로 시민들은 구토 증세나 두통을 호소했지만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시민들은 안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고 당시 시민들은 굉장히 큰 불안에 떨었어야 했다. 어디선가 인체에 유해한 가스가 누출된 것은 아닌지, 울산에서 발생했던 지진으로 인한 영향은 아닌지 각종 괴담과 추측이 생겨났고 시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시민들의 불안은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서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관계 당국과 지자체는 이번 사건의 조사를 원인 규명에서 그치지 않고, 어떤 경로로 부취제가 유출됐는지, 그리고 누구의 부주의로 이번 사건이 발생했는지 더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철저한 조사는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해줄 뿐만 아니라 화학물질 관리를 위한 체계를 재정비함으로써 추후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가스의 유출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부취제. 더 이상 시민들이 부취제로 인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산업계와 관계 당국의 노력이 더욱더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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