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테크놀로지 ‘적정기술’ [지식용어]
인간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테크놀로지 ‘적정기술’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이승재 인턴기자
  • 승인 2016.08.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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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승재] 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풍요롭게 했다.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기계의 개발은 훨씬 더 빠른 성장을 이끌었고, 우리는 그렇게 풍요의 시기를 만나게 됐다. 그러나 이 풍요는 평등하지 않았다. 자본과 기술을 가진 국가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을 때 그렇지 못한 국가들은 더욱더 가난해졌고, 전 세계의 빈부격차는 점점 벌어지게 됐다.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지속되면서 성장을 하지 못하는 국가의 국민들은 인간이 누릴 최소한의 권리도 누리지 못한 채 살아가는 상황까지 발생하게 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장한 것 바로 ‘적정 기술’이다. 적정기술이란, 그 기술이 사용되는 사회 공동체의 정치적, 문화적, 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리를 가능하게 하고 이를 기반으로 그 공동체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기술을 말한다. 적정 기술의 대표적인 예로는 식수가 부족한 국가에 빗물을 식수로 바꿔주는 물 정화 기술, 환경의 파괴 없이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 등이 있다.

▲ 출처 / 픽사베이

‘적정 기술’은 1960년대 경제학자 슈마허가 만들어낸 ‘중간 기술’에서 유래된 것이다. 슈마허는 세계 빈부격차 해결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간디의 자립 경제 운동과 불교 철학에 영향을 받아 ‘중간 규모’ 기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는 과거 원시적인 기술보다는 우수하지만 거대 자본 기술에 비하면 소박한 기술로 대단위 자본을 필요로 하지 않아 제 3세계 국가들에서도 잘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또한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한 적정 기술의 철학은 현대 사회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기술로 활용되기도 했다. 1969년 미국에서는 신연금술 연구소 등을 통해 생태학적 관점에서 물, 에너지, 건축과 관련된 대안 기술 개발 연구를 진행했고, 백악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등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하려 노력했다. 또한 1970년 등장한 환경적, 사회적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개념은 적정 기술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하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1980년 대규모 공업 시설을 기반으로 급격하게 성장한 한국, 대만 등의 사례로 인해 적정 기술이 제 3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주장들이 제기되며 한 차례 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적정 기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부상하면서 또 다른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고, 현재도 적정 기술 활동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영국, 독일 등 선진국의 기술 원조 기관과 사회적 기업, 공과대학, NGO단체 등이 협력해 제 3세계를 위한 기술 개발 및 원조 활동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고, 한국 또한 2000년대 중반부터 과학기술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NGO단체, 대학교 등이 협력해 민간 차원에서 크고 작은 적정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2009년에는 공식적으로 OECD 개발 원조 위원회에 가입해 적정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을 늘려가고 있다.

적정 기술은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과거 거대 기술을 활용한 성장의 속도는 굉장히 빨랐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굉장히 많은 것을 놓쳐왔다. 우리 주변의 자연 생태계도, 인간에 대한 존중과 권리도 잊은 채 말이다. 앞으로 민간, 정부 차원에서 적정 기술 개발에 대한 공생의 노력과 지원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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