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최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으로 인해 더치페이라는 단어가 큰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인해 음식점들이 매출이 급락한다는 볼멘소리를 하지만 서로 먹은 것을 가자 내면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개념인 더치페이. 어떤 의미고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더치페이의 더치(Dutch)는 네덜란드의, 혹은 네덜란드 사람이라는 뜻이다. 단어의 뜻에서 볼 수 있듯이 네덜란드에서 유래된 말임을 짐작할 수 있다.

▲ 출처/픽사베이

네덜란드는 우리나라와 같이 대접을 하거나 한턱을 내는 문화가 있어 이를 더치 트리(Dutch treat)라고 불렀다. 지금 우리가 쓰는 말과는 정 반대의 내용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왜 각자 낸다는 의미가 된 것일까?

네덜란드와 영국은 17세기에 아시아 지역에 대한 식민지 경쟁을 하던 국가들이었다. 이들 국가는 경쟁이 극심해 지자 3차례 전쟁까지 치르는 등 갈등이 고조되었고 서로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나빠지게 되었다.

이에 영국내에서 네덜란드를 뜻하는 더치는 부정적인 의미로 종종 사용하게 되었고 더치 트리트 라는 말을 지불하다라는 페이(pay)로 바꾸어 같이 식사를 한 뒤 음식의 비용은 네덜란드 사람들 같이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으로 각자가 지불한다는 뜻을 붙여 버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는 사람끼리 식사를 했을 때 더치페이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듯이 과거에는 외국도 각자 먹은 것을 계산하는 더치페이를 부정적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양은 점점 합리적인 사고가 자리 잡게 되었고 더치페이가 그 합리적인 가장 기초적인 문화가 되어 자신이 먹은 것은 당연히 자신이 내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단어의 어원은 그대로인데 뜻은 반대로, 어감은 긍정에서 부정, 부정에서 합리적으로 바뀌어 버렸다. 그야말로 버라이어티한 단어가 아닐 수 없다.

서양에서 전해져 우리 정서와는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거부됐던 더치페이. 하지만 아는 사람들끼리의 친목의 경우는 몰라도 서로 공무와 관련되어 있고 공정성을 해할 수 있는 대가성 접대 행위는 이제는 근절되어야 하는 뇌물수수행위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자 자신이 먹은 식사, 음주 비용은 자신이 각각 지불하는 문화가 장착되어야 한다.

우리말로 각자내기라 불리는 더치페이. 공정한 사회 구현을 위해 우리에게 꼭 필요한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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