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책의 내용을 훔쳐가는 얌체들 ‘셔터족’ [지식용어]
스마트폰으로 책의 내용을 훔쳐가는 얌체들 ‘셔터족’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이승재 인턴기자
  • 승인 2016.07.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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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승재] ‘책 도둑은 도둑도 아니다.’라는 옛말이 있다. 이 말은 배우고 싶고 알고 싶어 책을 보고 싶지만 정작 돈이 없어서 책을 훔치게 되었다면 용서해줘야 한다는 뜻으로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의 의지를 높이 평가한 말이다. 이 뿐만 아니라 어렸을 적 집안이 가난해 책을 살 돈이 없어 서점 한편에서 몰래 공부를 했다는 옛이야기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공부를 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후일담처럼 전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서점가에서는 이런 비슷한 일들이 늘어가고 있는 점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책의 내용을 훔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서점에서 책을 찾아 본인이 필요한 부분만 스마트폰으로 찍어가는 일명 ‘셔터족’들로 인해 서점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서점 관계자들은 서점에서는 사진 찍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표지판을 붙여놓고, 사진 찍는 사람의 행위를 저지하지만, 사람들은 소리가 나지 않는 카메라 어플을 이용해 사진을 찍는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 출처 / 픽사베이

셔터족들은 ‘여행’ 혹은 ‘수험서’ 코너에서 많이 사진을 찍는다. 특히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은 여행 관련 책을 많이 찾아보게 되는데, 이때 자신이 가고자 하는 국가 혹은 도시 부분만 찾아서 사진을 찍는 것이다. 심한 경우는 한 권의 책만 찍는 것이 아니라 출판사별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포장되어 있는 책의 비닐을 뜯어 사진을 찍어가는 경우도 있고, 사진을 찍다가 책안에 끼워져 있는 각종 쿠폰들을 뜯어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또 대부분 서점이 구석에 배치해놓은 수험서 코너에서는 한 출판사의 책을 오래도록 보며 문제를 푸는 사람들도 있고, 수험서와 해설서가 따로 있는 경우 해설서의 풀이를 스마트폰으로 찍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손님들이 편하게 책을 고를 수 있도록 독서테이블을 설치하는 등 구조를 바꾼 K문고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찍는 것을 넘어서 아예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책의 내용을 필기로 옮겨가는 사람들도 늘어나면서 서점의 고민은 늘어만 가고 있다.

서점에서 이처럼 책의 내용을 사진을 찍거나 필기로 옮겨 적는 것은 명백한 서점에 대한 영업 방해라고 볼 수 있다.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 얻어야 할 책의 정보를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채 얻으면서 서점은 그만큼의 영업 손실을 보는 것이다. 또한 책의 내용을 찍거나 옮겨 적는 과정에서 책이 훼손될 경우 서점에서는 그 책을 팔 수 없어 비용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서점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

또한 셔터족의 행위는 저작권법을 위반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저작권법에 따르면 저작물에 대한 이용은 그에 따른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이용해야 하지만 책의 내용을 사진으로 찍는 것은 그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채 정보를 취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개인적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사적 복제는 허용한다고 하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책을 판매하는 곳에서 이처럼 사진을 찍는 것은 엄연히 저작권법을 위반하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셔터족의 행동은 엄연한 범죄다. ‘책 도둑은 도둑도 아니다’라는 말은 공부에 대한 열의를 높게 산다는 의미지 실제 그 행동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정보에 대해서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올바른 소비를 진작시키고, 저작권자의 저작물에 대한 의무이자 더 나은 저작물들을 만드는 계기를 제공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잠깐의 편리를 위해 ‘셔터족’이 되기보다는 올바른 소비문화와 더 발전된 저작물을 위해 우리 모두가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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