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소’, ‘황소’하면 떠오르는 화가가 있나요? 독특한 그림체와 매번 새로움 시도했던 화가 이중섭이 떠오를 겁니다. 그의 대표작 황소를 보고 있노라면, 그는 마치 강하고 힘찬 사람인 듯 보입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그는 이 시대 최고의 아들바보이자 최고의 로맨티스트입니다.

우리에게 비교적 유명한 그의 그림 황소는 사실 그의 그림 인생에서 비교적 중후반부에 그려진 겁니다. 그의 그림 대부분은 두 아들과 부인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고 있죠.

실제로 그의 그림 대부분에는 두 아들의 모습이 등장하고 꽃게 물고기 등을 가지고 해맑고 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그리움은 6.25 전쟁이후부터 더 강해집니다.

6.25 전쟁이 일어나자, 중섭부부는 두 아들을 데리고 제주도로 피난을 갔습니다. 옷 한 벌로 견딜 만큼의 어려움를 겪었지만 네 식구의 사랑은 풍성했죠. 그러나 계속되는 생활고에, 중섭은 두 아들과 부인을 일본(마사코)으로 보내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 합니다.

둘은 그렇게 사랑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애틋함의 시간을 보냅니다. 중섭 부부의 편지를 읽고 있노라면 애틋함과 사랑을 그대로 느낄 수가 있죠. 1954년 <길 떠나는 가족>이라는 그림에서는 중섭이 가족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큰지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섭은... 결국 그리워하는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냐고요? 안타깝지만 그렇지 못 했습니다.

어렵게 모은 돈으로 도쿄에 가 5일간 가족을 만나고 돌아왔지만, 그게 중섭이 가족들을 본 마지막 이었습니다. 개인전을 열어 돈을 벌기위해 노력해 보지만, 그림 값도 떼이고 간염과 정신분열 증세까지 오면서 결국 중섭은 41살의 나이에 하늘로 떠나고 맙니다. 살아있는 동안 제대로 빛을 보지도 못하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만 남기고 하늘로 떠나버린 중섭.

그가 남긴 가족과 소의 작품들이 탄생 100주년이 된 지금 박수 받을 수 있는 이유는, 그림에 대한 그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소’와 ‘황소’로 인정받는 그지만, 어쩌면 그는 대중들에게 가족에 대한 그의 그리움을 알리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그의 애틋함에 마음이 애잔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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