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최근 웹툰은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어른, 아이 할 것없이 굉장히 큰 관심을 받고 있고,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도 기획을 통해 연재할 만큼 웹툰의 인기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웹툰이 나오다보니 사람들의 눈에 더 잘 띄기 위해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재들이 나오는 경우들도 종종 있다. 하지만 일상의 소재로 사람들에게 잔잔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웹툰도 있다. 현재 시즌3가 연재되고 있는 <당신의 하우스 헬퍼>가 그런 웹툰이라 할 수 있다. 오늘은 독자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는 <당신의 하우스 헬퍼> 작가 승정연씨를 만나본다.

PART 1. 웹툰 작가의 길을 만들어 준 만화에 대한 애정

 

-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웹툰 작가로 일하고 있고, 올레마켓웹툰에서 <당신의 하우스 헬퍼>를 시즌 1, 2, 3째 연재하고 있는 승정연입니다.

- 웹툰 작가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 어렸을 때 만화를 좋아해서 ‘만화나 애니메이션 일을 하면 좋겠다.’라고 막연하게 초등학교 때부터 생각을 했는데, 길이 없더라고요. 대학을 미대를 처음에 가려고 생각만 하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고, 저도 ‘가능성이 있는 건가?’ 싶어서 그냥 근처에 있는 국립대였던 충남대학교에 입학을 했고, 애니메이션 방송 쪽으로라도 취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언론정보학과에 들어갔죠. 그런데 그 쪽도 길이 많은 게 아니고 애니메이션 방송 길이 워낙 좁아서 신입사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도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도 시기적으로 좋았던 게 제가 대학 들어가고 나서 웹툰이 시작되고 있는 시기여서 만화 쪽의 일을 배워보자 결심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서울에서 만화 창작 관련 수업을 듣게 됐고, 거기서 우연히 어린이 만화 쪽에서 일을 할 기회를 얻어서 습작을 하게 됐어요. 그렇게 일을 하면서 웹툰 공모전에 참가를 했는데 수상을 하게 됐고, 그곳에서 연재를 시작하면서 데뷔를 하게 됐습니다.

- 어렸을 때부터 미술에 소질이 있었나요?

그건 잘은 모르겠어요. 어렸을 때 그냥 그림을 남들보다 잘 그려서 ‘내가 만화가가 되면 인정받고 좋겠지’ 이런 생각보다는 그냥 좋아서 그렸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혼자 만화를 그리고 아이들에게 보여준 적도 있고 하다보니까 그림에 관심이 없는 다른 친구들보다는 열심히 했고, 좀 더 잘하게 된 거 같아요. 그런데 그 이후에는 그림을 제대로 미술학원을 다니면서 남들이 하는 입시 미술도 하거나 이러지 않아서 사실 그림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훈련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연재를 하고 있고, 더 발전을 해야 하는 느낌으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남들도 만화를 좋아할 수 있지만 제가 좀 더 좋아하는 정도가 크지 않았을까. 그래서 만화 일을 남들보다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 웹툰 작가가 된다는 게 어디 취업을 하는 것처럼 공식적인 루트가 있는 게 아닌데, 처음 시작은 어떻게 하게 됐는지?

처음에는 대학교 때 만화를 배우고 싶었고, 서울에 한 신문사에 광고가 난 걸 봤어요. 신촌 문화센터라고 있는데 다양한 강의가 개설됐고 그 중에 출판 만화 창작 학교라는 강의가 있다고 광고가 났더라구요. 그래서 한 번 들어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고, 기차타고 통학을 하면서 수업을 들었어요.

그러던 중 선생님들 중에 스토리를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이 본인이 어린이 책을 만드는 일을 맡아서 하고 있는데. ‘나를 좀 도와줄 생각이 있냐’라고 기회를 주셨고 보조로 보조 작가처럼 들어가서 어린이 책을 만드는 일을 처음에 시작을 했어요.

그게 어린이 책 만드는 기획사랑 계약을 하고 이런저런 작업을 거치는데 처음에는 그 선생님이 작업하시던 걸 제가 받아서 작업을 하다가 이후에는 제가 만화를 하고 싶어 하니까 기획사에서 저보고 어린이 만화를 해볼 생각이 있냐는 제안을 주셨고 그 때 어린이책을 한 6~7권을 만들었어요. 그때 거기에 계셨던 분들이 스토리나 그림에 대해서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 제가 습작할 수 있는 환경도 됐었죠.

 

- 하우스 헬퍼라는 소재는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요?

언니랑 저랑 같이 살고 있어요. 제가 주로 일을 집에서 하니까 집에 있고, 언니는 사업을 해서 일을 밖에 나가서 하고 들어오는데 퇴근하고 돌아오면 완전 녹초가 되어 있더라구요. 제가 그 시간에 맞춰서 청소를 해놓고 밥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으면 항상 와서 하는 말이 ‘나한테 필요한 건 남편보다는 아내가 필요하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생각을 할 때 저도 공감을 많이 했거든요. 요즘 역할이 남자, 여자가 많이 다르지 않고 사실 밖에서 일하고 오면 똑같이 힘드니까 ‘누군가가 나를 서포트해주고 살림이나 빨래, 청소도 많이 도와줄 사람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는 건 다 똑같은데 그런 주제를 다루는 만화나 드라마나, 책이나 영화 쪽에도 그런 주제는 잘 없더라고요.

이런 소재는 아직 좀 참신한 편인 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실제로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런 걸 하면 여자 독자들이 공감을 좀 많이 해주지 않을까? 생각했고, 한국에서는 여성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남자의 상이 굉장히 제한적이잖아요. 드라마의 경우 뭔가 잘나고 출중한 능력의 범접할 수 없는 대상을 남자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약간 부족한 여자캐릭터와 매치시키는 게 일반적인데 웹툰에서 ‘하우스헬퍼’라는 직업이 뭔가 해결사물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기존에 로망이 되는 남자 캐릭터와는 조금 다른 차별성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 하우스 헬퍼를 보면 여성들이 힘든 연애를 하는 걸로 시작을 하는데, 어떤 모티브가 있는 건가요? 아니면 어떤 대상을 보고 만든 건가요?

웹툰에서는 거의 일과 연애를 주로 다루는데, 첫 번째 등장했을 때는 좀 더 쉽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연애의 이야기를 시작했던 것 같고, 그리고 보통 시즌1, 2는 약간 고민이 많은 여자캐릭터가 지운을 만나서 도움을 받고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는 흐름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런 스토리가 연애에 있어서 능숙하지 않고 어려워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공감을 많이 살 수 있다라는 생각을 했고요.

또 본인이 생각해도 좀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거기서 잘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저도 봐왔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먼저 썼던 것 같아요. 주로 스토리를 짤 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나 제가 경험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섞어서 쓰는데, 아마 제 주변에 그런 이야기가 많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 1편의 하우스 헬퍼는 유료로 제공되다가 2편부터는 무료로 업로드가 됐는데 따로 이유가 있었나요?

원래는 공모전에 당선된 경제지에서 무료로 연재를 했었고, 그게 경제지와 계약기간이 끝난 이후에 올레로 오면서 다시 재연재를 했던 건데, 재연재가 끝나고 나서 단행본으로 출간이 됐어요. 무료구독을 계속하게 되면 출판사에 지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아주 소정의 요금만 받고 온라인에서는 유료로 볼 수 있게 전환이 됐어요. 2편도 지금 무료로 업로드가 되어 있는데 책 계약이 되거나 하면 유료 전환이 될 수도 있죠. 출판사의 입장도 있고 하니까.

저는 무료로 돼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 그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사람들이 결제해서 볼 만큼의 자극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고 잔잔해서 무료로 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봐주는 게 좋겠다라는 생각입니다.

일상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위로를 전달하고 싶다는 웹툰 작가 승정연씨. 어렸을 적부터 만화를 좋아했던 그녀는 만화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만화를 곁에 두려했고, 그로 인해서 웹툰 작가로의 길로 나아갈 수 있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은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좋아했고, 그리고 싶어 했던 만화를 그리고 있는 그녀의 삶은 어떨지 다음 인터뷰에서 만나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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