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사각지대에 놓은 사람을 구제하라 ‘인신보호제도’ [지식용어]
인권 사각지대에 놓은 사람을 구제하라 ‘인신보호제도’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이승재 인턴기자
  • 승인 2016.07.1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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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승재] ‘날 보러와요’는 아무 이유 없이 정신병동에 100일 넘게 감금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이 내용은 극에서나 가능해 보이지만 사실 실제로 정신 병원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감금되는 사례들이 벌어지기도 해 사회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1995년에 제정된 정신보건법 24조에 따르면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와 전문의의 입원 의견만 있으면 강제 입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정부에서는 부당하게 인신의 자유를 제한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인신보호제도’를 만들었다. 2007년 12월 인신보호법이 재정됐고, 이듬해 6월부터 시행됐다. 구제를 위해서는 구금된 사람 본인 혹은 법정대리인, 후견인, 배우자 및 직계 혈족, 형제자매와 동거인, 고용주 등이 신청을 할 수 있는 것이다.

▲ 출처 / 영화 <날 보러와요> 스틸컷

그러나 비슷한 문제와 상황은 계속해서 일어났고, 이에 정부는 더욱 강력한 인권 보호를 위해 2013년에 추가적으로 인신보호법을 개정했다. 이를 통해 구제 절차를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들 법정대리인과 후견인 그리고 배우자에게 알리고, 병원 안에도 구제를 청구하는 데 필요한 양식을 구비하도록 의무화하는 조항을 넣었다.

뿐만 아니라 ‘인신보호관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인신보호관은 법무부 인권국 소속 직원으로 정신병원 요양소 등 수용 시설의 부당한 수용 여부를 점검하고 억울하게 수용된 사람을 발견해 법원에 구제를 청구해주도록 검사에게 신청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두 차례나 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강제수용이 이뤄진 정신병원에서는 환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도 여전히 상당하고, 인신보호제도의 활용도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신병원 입원환자 4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0% 이상의 환자들이 설명 없이 격리 혹은 강박 조치를 당했고, 욕설이나 과도한 신체폭력 등으로 인한 인권을 침해당한 환자도 30%가 넘었다. 또한 법무부 통계를 보면 2014년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시설에 강제 수용된 사람은 5만 6천여 명에 달했지만 그 중 법원에 구제를 청구한 건수는 440건에 불과했다.

이처럼 인권 침해를 당하는 사례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신병원에서 스스로 나오는 길은 인신보호 구제청구를 하는 방법뿐인데 대부분의 강제 감금 환자들은 외부와 접촉할 수 있는 통화나 면회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구제 신청을 법원에서 받으려면 대부분 정신 감정을 신청해야 하는데 이때 드는 비용이 상당해서 환자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다는 점이 이유다.

실제로 가족들 간 갈등으로 이핸 부모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경우들이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인신보호제도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것이다.

17세기 계몽주의와 함께 생겨난 ‘인권’의 개념은 21세기인 지금도 굉장히 중요한 가치로 여겨진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인권은 우리 사회에서 최소한으로 보장받아야 하는 인간의 기본권인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본 것처럼 우리 주변에는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강제 감금으로 인한 인권침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개개인들이 신고의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들어 놓은 제도들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 운영 주체의 책임감 있는 태도도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인권 보호가 더 철저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재 만들어진 인신보호제도와 인신보호관 제도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더욱더 꼼꼼하게 운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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