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1일 인도네시아(이하 인니) 현지 언론에 한 경찰이 소개되었다. 그는 40년간 경찰직을 유지 하면서 단 한 차례도 뇌물을 받지 않았다.

물론 공직에 40년이라는 세월을 일을 하면서 뇌물의 유혹에 단 한 차례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은 타 경찰 및 공직자들에게 귀감이 되는 내용이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그게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인니는 이런 경찰이 있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의 사연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인니는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TI)의 부패인식지수에서 168개국 중 88위를 차지하였고 지난 2010년 홍콩에 있는 Political & Economic Risk Consultancy의 국가별 청렴도 조사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주변국가 전체 16개국 중 꼴찌인 16위를 차지했다.

▲ 인도네시아 경찰 (출처/위키피디아)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는 부정부패, 비리로 인한 국고 손실이 크자 이를 개혁하자는 주장은 나오고 있지만, 고하를 막론하고 부정부패로 이루어 놓은 사람들이 많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인니에서 업무처리를 할 때 뇌물은 당연히 오가는 것이 되었으며 이를 주지 않았을 때에는 시간적, 효율적인 것을 포기해야 하는 정도의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니 자바주의 말랑시에서 운전면허증을 발급해주는 업무를 맡은 슬라디(57) 경사가 재직 40년 간 단 한 번도 뇌물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인니 내에서는 전혀 다른 세상의 사람이라는 얘기가 된다.

경찰 중에는 부족한 생활비 때문에 뇌물을 받거나 마약밀매 등의 불법적인 행위까지 하는 사람들도 많다. 슬라디 경사 역시 아내와 세 아이를 부양해야 하기 때문에 평균 45만원 정도 하는 봉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그는 뇌물을 받는 대신 정직하게 일 하는 것을 선택했다. 그는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하기 위해 2004년부터 일이 끝나면 밤 늦게까지 재활용품 등 쓰레기를 주우러 다녔다. 그는 "내 부모는 뇌물을 받지 말라고 가르치셨다. 뒷돈을 주고 운전면허 시험을 통과하려는 이들이 많지만 거부하고 있다"며 소신을 밝혔다.

그는 그렇게 폐지 등의 쓰레기를 주워 하루 6천 원 정도를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사연은 한 현지 매체가 보도하면서 알려지게 되었고 인니의 정치인들은 그가 정직한 경찰의 표본이라며 앞다퉈 치켜올리고 있다. 이에 동부 자바 경찰 당국은 인도네시아 경찰의 날인 이날 그에게 표창과 부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공직자의 부정부패는 어쩌면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국민의 정치에 대한 무지, 그리고 지식과 정보를 무기로 쥐고 있는 상급 공직자들의 수탈 등은 세계 어느 역사에서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번 슬라디 경사의 경우, 정직한 공직생활을 하는 사람이 밤늦도록 폐지를 주워야만 생활이 가능한 사실을 알게 됐으면 그를 영웅으로 띄울 것이 아니라 이런 상황에 오게끔 만든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컸어야 했다.

공직자에게 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월급을 주지 않으면 부정부패는 반드시 일어난다. 과거, 조선시대에도 이방 등의 중인들은 월급이 없었다. 알아서 백성들에게 착취하라는 뜻이었다. 인니의 상황과 이 당시의 상황이 뭐가 다를까?

언젠가, 인니에서도 뇌물을 받지 않는 경찰을 보는 것이 흔해 질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이런 것을 보고 무엇을 느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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