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발생한 전북 전주시 일가족 3명 살해 사건 직후 범행을 저지른 둘째 아들 박모(24ㆍ구속)씨의 경찰관 외삼촌이 증거인멸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전주 덕진경찰서는 5일 박씨의 외삼촌인 부안경찰서 소속 황모(42) 경사가 박씨와 친구들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사실을 확인하고 ,황 경사를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황 경사는 지난달 30일 밤 11시쯤 병원에 입원 중인 박씨를 찾아갔다가 박씨로부터 "형과 짜고 부모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먹인 뒤 연탄불을 피워 살해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황 경사는 당시 박씨가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묻자 "살인 예행연습을 했던 원룸의 유류품을 치우고 연탄과 화덕을 실어 나른 차량을 세차하라"며 증거인멸을 지시했다.

박씨는 이튿날 오전 문병 온 중학교 동창 이모(25)씨 등 3명에게 황 경사의 조언대로 증거인멸을 부탁했다.

당시 이씨 등은 "우리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하느냐"며 거부했지만, 황 경사는 "이런 일은 도와줘도 된다"며 증거인멸을 종용했다.

황씨는 경찰에서 "누나와 매형 등은 이미 살해돼 둘째 조카 하나라도 살리고 싶은 마음에 조언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경찰은 박씨가 황 경사에게 "가족들의 사망보험금과 유산을 나눠주겠다"고 꾀어 증거인멸 등에 대한 조언 등을 부탁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실제로 숨진 박씨의 아버지(52)와 어머니(55) 명의로 각각 11건, 형(27) 명의로 10건 등 모두 32건의 생명보험을 들어둔 사실이 확인됐으며 사망보험금만 26억 원대에 이른다. 가입시기는 1996년, 2001년, 2003년, 2008년, 2009년이며 지난해에도 1건이 있다. 또 아버지 소유의 콩나물 공장 등 부동산과 금융자산도 30억 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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