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연말연초가 되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세우는 계획 중 하나는 바로 ‘금연’이다. ‘올해는 꼭 끊어야지’하고 다짐했지만 며칠 뒤면 다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좌절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끊을 수 없는 담배.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주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금연을 장려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그 움직임 중 가장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증언형 금연 캠페인’이다.

 

‘증언형 금연 캠페인’은 말 그대로 흡연으로 건강상의 피해를 입은 일반 흡연자가 직접 광고에 출연하는 TV 금연 광고를 말한다. 미국에서는 2012년부터 ‘과거 흡연자로부터의 조언’(Tips from former worker, 이하 Tips)을 진행하고 있다. Tips는 암, 뇌졸중, 후두암 등 흡연으로 인한 질환자뿐만 아니라 임산부, 금연 성공자 등 13개 그룹의 사례를 방송 중이다.

한국에서도 ‘증언형 금연 캠페인’이 진행됐던 적이 있다. 2000년대 초반 故 이주일씨가 광고에 나와 흡연의 심각성을 알렸던 적이 있다. 그때 당시 이주일씨가 출연한 광고는 굉장히 큰 충격을 안겨줬지만 단발적인 캠페인으로 끝이 났다. 그러나 최근에는 Tips에 출연했던 숀 데이비드 라이트씨가 한국을 방문해 한국에서도 증언형 금연 캠페인 도입에 대한 다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증언형 금연 캠페인을 진행한 미국에서는 그 효과를 상당하다고 평가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2년에 도입된 증언형 금연 캠페인은 미국 흡연자 164만 여명에게 추가적인 금연 시도를 유도했고, 비흡연자 470만 명이 흡연자들에게 금연을 추천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에 따라 미국 내 금연 시도율이 12% 상승했고, 1만 7천여 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또한 금연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특히 최근에 담배가격을 인상한 것은 금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성인 남성 흡연율은 39.3%로 가격을 올리기 전의 흡연율인 43.1%에 비해 3.8%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성인 남성의 흡연율을 조사하기 시작한 1998년 이래 30%대로 흡연율이 떨어진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흡연율은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흡연율은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3위를 기록했고, OECD 회원국 평균 흡연율인 24%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어 조금 더 적극적인 금연 캠페인을 펼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올 12월부터 추진하려고 하는 ‘증언형 금연 캠페인’은 우리나라의 흡연율을 더욱 낮추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자신의 아픈 모습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야 한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참여가 저조할 것이라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 사회의 건강을 위한 좋은 취지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흡연 피해자들을 설득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2월부터 도입되는 증언형 금연 캠페인이 건강한 우리 사회를 만드는 데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게 만드는 역할을 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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