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유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은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정책, 마이너스 금리 등 다양한 금융완화책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기존 금융완화책에 대한 한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헬리콥터 머니’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헬리콥터 머니’란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듯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새로 찍어낸 돈을 시중에 공급하는 통화정책을 의미한다. 즉 더 많은 돈을 찍어내 시중에 풀겠다는 얘기다. ‘헬리콥터 머니’라고 부르게 된 유래는 1969년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하늘에서 1000달러어치 지폐를 뿌리는 상황을 가정하며 처음 사용했다.

▲ 출처/ 픽사베이

헬리콥터 머니라는 경기 부양책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 전 국민에게 직접 나눠주는 방법이며, 두 번째는 중앙은행이 새로 찍어낸 돈으로 국채를 사거나 정부계좌로 돈을 넣어주는 방법이다. 이때 정부는 중앙은행으로부터 받은 돈을 통해 사회의 성장을 촉진하는 곳에 쓰게 된다.

헬리콥터 머니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양적완화 정책과 비교되곤 한다. 이 둘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돈을 푼다는 점은 같다. 하지만 양적완화의 경우 중앙은행이 매입한 돈이 일반 은행들을 거쳐 시중으로 흘러들어가게 되는 것에 반해 헬리콥터머니는 직접적으로 정부와 국민들이 돈을 제공받아 소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은 일반 은행들이 정작 돈을 풀지 않거나, 돈을 푸는 시기를 자신들의 입맛대로 정하게 되면 애초의 의도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단점이 있지만, 헬리콥터 머니는 바로 국민이나 정부에 전달되므로 의도대로 실물경제의 빠른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헬리콥터 머니의 실효성을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지낸 벤 버냉키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의원은 "만성적인 수요부족과 별다른 재정정책을 내기 힘들 때 헬리콥터 머니는 가장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지난 4월 26일 열린 미국의 통화 금리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도 헬리콥터 머니가 절망에 빠진 세계 경제를 부양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라는 의견이 모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한 쪽에서는 헬리콥터 머니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갑자기 시장에 돈이 늘어나면 그 만큼 물가도 올라가게 될 것이라는 이유다. 즉 소비의 진작은 한 순간일 뿐, 물가 인상으로 인한 또 다른 리스크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이다.

이 처럼 헬리콥터 머니가 실물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앞으로도 다양한 논의가 벌어질 전망이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재까지 시행한 금융완화 정책이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점에서, 비록 헬리콥터 머니가 아니더라도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하루 빨리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긴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