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정유현 인턴] 하루가 멀다 하고 생겨나는 신조어들. 그 중에서도 20대들이 최근 많이 사용하는 신조어에는 무엇이 있을까? 20대가 즐겨보는 잡지 ‘대학내일’연구소에 따르면 ‘나일리지’라는 단어가 20대가 사용하는 신조어 중 하나로 추가되었다고 한다.

‘나이’와 ‘마일리지’가 합성된 단어 ‘나일리지’. 마일리지라는 단어는 고정 고객 확보를 위한 기업의 판매 촉진 프로그램이면서 항공사에서 시작되어, 근래에는 신용카드사‧통신 회사 등에서 사용된다. 즉 고객 유치의 일환으로 이용되고 있는 마일리지가 ‘나이’와 만나 ‘나일리지’라는 신조어가 된 것이다.

안타깝게도 ‘나일리지’는 마일리지와는 달리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마일리지가 쌓이는 것과 같이 나이를 먹으면서 그에 따른 권리를 기성세대가 당연히 누려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 출처 - SBS 스페셜 캡쳐

‘나일리지 현상’은 서양문화권보다 유교 중심의 동양 문화권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 그 중에서도 나이서열에 민감한 우리나라에서 나일리지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편이다. 실제로 흔히 우리가 부르는 ‘빠른 년생’들이 사회생활을 하며 나이와 학년 사이에서 빚게 되는 혼선과 어려움은 우리사회가 얼마나 나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최근 동그라미재단이 진행한 ‘기회불평등에 대한 경험과 인식 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우리 사회가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로 ‘나이에서 오는 차별 및 불이익’ 경험 비율이 25.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우리 사회에 나일리지 현상이 만연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문제는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과 비판으로 만들어진 ‘나일리지’라는 단어가 기성세대애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넘어, 나이 많은 사람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발표된 로스쿨 입학 인원 분석 자료에 따르면 로스쿨 신입생 중 30대 입학생은 거의 없었는데, 그 이유는 나이를 먹으면 그 만큼 나일리지 행세를 할 것이란 우려 혹은 나이가 어린 사람의 겪게 되는 불편함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즉 나일리지라는 단어를 신조어의 탄생 정도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 문제로 받아들이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살아온 시간이 많다는 것은 분명 그 자체만으로 존중받고 인정받아야 한다. 그 안의 지혜와 노하우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기성세대는 세상이 변하는 만큼 지혜와 노하우는 세상과 조화로울 수 있을 때 빛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동시에 젊은 세대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기성세대에 적대감을 갖거나 거부하는 생각과 행동은 지양해야 한다. 나의 부모님도 누군가에게 나일리지 행세를 한다고 비판 받으며 손가락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신(新)과 구(舊)’는 조화롭게 공존할 때 가장 아름답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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