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잠금의 역사는 사람이 무언가를 소유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나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 누군가의 접근을 막기 위한 잠금 장치가 필요했던 것이다. 소유물의 가치가 커지면 커질수록 잠금의 기술도 더욱더 발전하게 됐고 초기 잠금장치였던 열쇠 그 이후에 등장한 비밀번호, 지문인식, 얼굴 인식 등의 일련의 발전과정을 살펴보면 점점 나만 가질 수 있는 배타적인 것들로 잠금 장치를 만들게 됐다.

그리고 이제는 몸짓으로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기술에까지 이르렀다. 지난5월 20일 구글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는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을 이용해 이전의 암호들을 대체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이 기술을 ‘프로젝트 아바커스’라 한다.

▲ 출처 /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스틸컷

프로젝트 아바커스는 사용자가 핸드폰을 조작할 때 손가락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떻게 걷는지,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등의 데이터를 모아서 그 사람만의 고유한 행동패턴을 만들고, 그 행동패턴으로 잠금을 해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행동 패턴은 핸드폰 내에 설치되어 있는 신뢰 API를 통해 사용자에 대한 신뢰지수를 만들고, 그 신뢰지수에 도달하지 않으면 잠금이 해제되지 않는다. 사람의 버릇이나 습관은 따로 기억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비밀번호처럼 분실할 필요가 없어 더욱 편리하고, 다른 사람들이 모방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만큼 정보의 보안은 더욱더 강력해지는 것이다.

또한 신뢰지수는 사용자가 이용하는 서비스에 따라 다른 수준을 요구한다. 음악 재생, SNS 이용 등의 서비스를 활용할 때보다 은행 거래와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때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신뢰지수를 요구한다. 또한 더 높은 보안 안정성이 필요한 경우 기존의 비밀번호나 지문 인식 방법을 추가로 설정할 수 있어 보안이 한층 더 강화됐고, 훨씬 더 안전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IT기술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인해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외부와 연결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이러한 환경을 우리가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든 접속할 수 있다는 장점을 만들었지만, 그만큼 우리가 누군가에게 쉽게 노출된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본인을 특정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쉽게 유출된다면 개인에게 극심한 심리적, 경제적 피해를 일으킬 수도 있다.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의 사건들이 그 대표적 예들이다. 그렇기에 ‘프로젝트 아바커스’처럼 세상 어느 누구도 가지지 못한 나만의 특성으로 잠금을 할 수 있는 기술까지 개발된 것이다.

프로젝트 아바커스가 상용화된다면 우리의 정보 보호는 한층 더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그동안 수많은 잠금장치들이 개발됐고 그 때마다 우리의 보안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여겼지만, 해킹으로 인한 우리 주변의 개인정보 유출이나 잠금장치 해제 등의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되어 왔다. 따라서 보다 안전한 보안을 위해서는 뛰어난 기술의 잠금장치도 필요하지만 민감한 정보들이 쉽게 노출되지 않도록 현대인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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