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유현] 스터디 카페, 사주 카페, 애견 카페 등 다양한 카페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요즘 들어 새롭게 등장한 특징적인 카페가 있다면 바로 ‘수면 카페’ 혹은 ‘안마 카페’이다. 이런 추세는 잠에 쉽게 들 수 없는 한국의 문화를 반영한 것으로, 카페 외에도 수면 산업은 전반적으로 다양하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경향을 반영해 최근 새롭게 등장한 단어가 바로 ‘슬리포노믹스’다.

 

슬리포노믹스란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로, 수면경제를 뜻한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1990년대 수면산업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는데 초기에는 수면제 판매 증가 등에서 수면산업이 급성장했으며 시간당 요금을 지불하고 잠을 잘 수 있는 수면 카페, 수면장애를 완화시켜 주는 입욕제 등 수면 보조용품으로까지 확장됐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까지 퍼지게 됐다.

한국에서도 최근 수면을 테마로 한 수면용품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수면을 위한 기능성 침구시장은 2011년 4800억 원에서 2014년 6000억 원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또 지난해에는 숙면을 돕는 아로마 용품 등의 매출이 20%이상 올랐으며 수면안대, 귀마개 허브차 등 수면관련 상품의 매출이 20%이상 성장했다.

수면산업은 초기에 침대와 같은 단순 침구류가 주력상품이었다면 최근에는 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분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6.8시간이라고 하한다. 이는 OECD국가들 최하위권이다. 또 지난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45만 명으로, 수면부족과 수면장애가 슬리포노믹스의 발전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여유를 찾기 위해 수면산업이 발전하고 있다기보다는 매일매일 쫓기는 업무와 바쁜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로부터 도피할 안식처가 필요한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수면 프리미엄을 붙은 제품을 사용하고 잠깐 쪽잠을 자는 것으로 수면부족과 수면장애가 해결될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치유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20조원까지 성장한 미국과 일본 사례를 비춰보면 앞으로도 슬리포노믹스의 성장 잠재력은 무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잠에 대한 불만족은 삶의 질을 하락시킬 수 있기 때문에, 문제의 근원을 파악하고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살기 좋고 여유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슬리포너믹스로 인한 경제적 수익보다 더 값진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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