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거나,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동물을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막상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 또한 많다. 시민단체에 가입을 하자니 막상 내가 저런 일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그렇다고 그냥 두고만 보자니 뭔가 아쉽고 한 사람들을 위한 박소연 대표의 조언을 들어보도록 하자.

PART 2. 동물 보호 운동의 원칙 '현실적으로‘ & ’지속적으로‘

 

케어의 홈페이지를 보면 봉사활동자들을 모집하고 있는데, 봉사활동자들은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 봉사활동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주로 입양센터에서는 산책 봉사, 환경 미화 봉사 등이 있어요. 시간에 맞춰서 봉사활동을 신청하면 유기견들을 데리고 직접 산책을 하면서 교감할 수 도 있고, 유기견들이 지내는 공간을 청소하기도 합니다. 또 후원을 통해서 구호 동물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기도 하죠. 경기도에 위치한 세 곳의 보호소에서도 봉사활동자들이 환경 미화 활동을 통해서 구호 동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봉사할 수도 있습니다.

봉사 활동자들의 참여 추세는 어떠한가요?
- 너무 많아서 요즘은 제한을 두고 있는 상황이에요. 보통 입양 센터에서 봉사를 진행하는 이유는 동물들을 위한 것도 있지만 사람들이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또 동물을 기르고는 싶은데 여건이 안 돼서 그러지 못하는 분들이 동물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어린 봉사자들이 오게 되면 동물을 놓치는 경우들도 있고, 길거리에서 낯선 동물을 만났을 때 어떻게 동물을 관리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하는 경우들이 있죠. 그래서 요즘은 너무 어린 친구들은 봉사신청을 받지 않고 대학생 이상의 사람들만 봉사활동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도 참여하는 인원이 꾸준히 많아서 선착순으로 받고 있는데요. 신청해주시면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 함께 하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도 있습니다.

 

구조된 동물들은 상처가 많아서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을 것 같은데, 봉사활동자들이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까요?
- 저희가 데리고 있는 동물들은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 구조된 동물들이 많아요. 그래서 심각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도 많은데, 보통 이런 아이들이 사람들을 경계할 것 같지만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너무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을 정말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을 다 주는 편이예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동물들을 위해서 특별히 할 일이 있을까요?
- 저희가 구호 동물을 입양보낼 때 꼭 ‘중성화 수술’에 동의하는지 물어보고, 동의하는 가족에 한해서 입양을 보냅니다. 중성화 수술은 사실상 지금 굉장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개체수를 늘려놓은 상황에서 계속된 번식을 하게 되면 그 공급을 수용할 수가 없습니다. 동물의 개체수가 늘어나고 감당이 안 되면 강아지들을 버리게 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더 커지게 되죠.
또 중성화 수술은 동물들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은 동물들은 계속해서 교미를 해야 하는데 그것을 하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죠. 그렇게 되면 동물들이 스트레스로 인해서 질병이 생기고, 병든 동물들을 버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유기되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현재 동물과 인간이 집과 같은 인위적인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중성화 수술은 꼭 해줘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위에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이런 분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 저는 무리하게 시도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처음에 어떤 이슈가 발생해서 너무 감정에 북받쳐서 처음부터 열정적으로 나서는데 그럼 금방 지칠 수밖에 없어요. 냉정하게 생각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선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후원으로 도와줄 수도 있고, 캠페인이나 서명에 참여해서 힘을 실어 줄 수도 있죠. 또 저희 입양센터 같은 곳에서 입양을 하거나 임시 보호를 해주는 것도 동물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나는 이정도의 돈과 시간을 꾸준히 동물 보호를 위해 쓰겠다.’라는 기준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동물 보호 운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선 뉴스 및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 물론 동물 좋아하시는 분들은 동물 학대 사건에 분개하시지만, 동물에 별 관심이 없으신 분들은 그냥 동물의 일로만 치부하시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을 동물만의 사건으로 여기기에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폭력 사건들이 동물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아요. 요즘 계속해서 발생하는 묻지마 살인, 묻지마 폭행 등에서 드러나는 폭력성이 어디서 온 것일까 볼 필요가 있는데요. 어떤 연구에서 보면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곤충, 동물들을 학대하거나 죽인 경험이 있다고도 하거든요. 이제는 동물 학대를 줄여나가는 것을 동물들만의 영역이 아닌, 우리 사회의 폭력성을 줄여나가는 것이라고 여기고 법과 제도들을 함께 개정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개정을 요구하는 단체에 많은 힘을 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쉬는 날인 토요일, 가장 낮 기온이 높은 오후 2시 만난 박소연 대표의 얼굴에서는 지치거나 힘들어 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인터뷰 후에 진행되는 동물 보호 전문가 교육을 준비하기 위해 더 바쁘게 움직였다. 박소연 대표는 200년 역사를 가진 외국의 동물 보호 운동을 부러워했지만, 15년 사이 빠르게 성장한 한국의 동물 보호 운동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 동물과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을 이루기 위한 박소연 대표의 뜨거운 열정이 빛을 발하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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