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개입 의혹을 받은 국정원 직원 김모씨(29·여)가 인터넷 게시판 '오늘의유머', '보배드림' 등에 수십개의 대선관련 글을 게재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지난 대선 직전 이광석 수서경찰서장이 "대선 관련 글 게시는 없었다"고 발표한 부분과 상반돼 경찰이 선거일을 앞두고 무리하게 미완의 수사결과 발표를 했다는 비판이 또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김씨가 '오늘의유머'에 49개, '보배드림'에 29개의 글을 올리는 등 대선과 관련내용이 포함된 게시물을 올린 사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글들은 김씨가 직접 11개의 아이디를 돌려 사용하면서 작성했고 주로 4대강 사업 또는 제주 해군기지 등에 관련된 정치적인 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수사결과 김씨가 'MB정부 옹호글' ,'문재인·이정희 후보의 정책비판 글' 등을 지속적으로 올린 사실도 파악됐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모든 글 작성은 업무와 관련된 부분이었으며 그런 글들을 올려놓고 반응을 모니터링하는 게 업무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씨는 3차 소환 당시 "오늘의유머 사이트 모니터링 업무를 맡고 있었고 종북 성향의 글들을 추적하는 임무도 포함됐다"고 진술한 바 있다.

아울러 김씨는 99차례 찬성 반대 아이콘을 클릭한 것과 관련해서는 "특정 성향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 수준이 낮은 글에 반대표시를 한 것일 뿐"이라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로 박근혜 후보를 반대하는 글에 반대를 누른 경향성이 있다"면서 "안철수나 문재인 후보 지지글에 반대하는 경향 역시 일관되게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김씨를 강제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 경찰대에서 사임한 표창원 전 교수는 “국정원 직원이 종북 글 추적 업무를 했다면 당연히 아이피(IP) 추적이 가능한 첨단 장비가 있는 국정원 사무실에서 일해야 옳다. 김씨가 보안이 취약한 개인 오피스텔에서 일했다는 것은 추적 활동이 아닌 다른 활동을 벌이면서 이를 외부에 감추려 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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