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유현] 최근 국내 조선업계들의 잇따른 구조조정으로 사회적인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올해 1분기 해양플랜트 부문이 적자였다는 점이다. 플랜트 산업이란 생산시설자체를 의미한다. 즉 해양플랜트란 바다 깊숙이 묻혀 있는 해양 자원(석유,가스 등)을 발굴하거나 자원개발 활동에 필요한 장비를 건조‧설치‧공급하는 산업을 총칭하며, 해양생산설비라고도 부른다.

흔히 조선산업과 선박산업 등 해양관련 다른 용어들과 해양플랜트가 구분이 안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엄연히 다르다.

해양산업 중 조선산업은 물자 운송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산업을 뜻한다. 물자 운송에 필요한 배를 제조해야하는데, 이것이 바로 선박이며 때문에 선박산업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조선산업과 선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므로 같은 것으로 기억하면 좋다. 또한 생계를 위해 조업을 하는 수산산업, 배를 통해 크루즈 여행을 하는 등의 관광산업 전반을 해양관광산업이라고 한다.

▲ 출처/ 유튜브

그리고 흔히 가장 헛갈려 하는 것이 조선산업과 해양플랜트의 차이점인데, 조선산업이 바다에서 계속 운항하는 배를 건조하는 것이라면, 해양플랜트는 바다 한 가운데 고정되어 에너지를 추출하는 공장이다. 따라서 조선산업이 배를 제조하는 제조업계에 속한다면, 해양은 자원과 에너지를 추출하는 엔지니어링 업계에 속한다. 또한 주요 고객은 조선산업의 경우 해운회사가 중심인 반면, 해양플렌트는 자원과 에너지를 개발하는 회사가 주요 고객이다.

조선산업과 해양플랜트가 혼동돼서 쓰이게 된 이유는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해양 플랜트 산업으로 사업분야를 바꾸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가 침체되고 중국이 자신의 나라에서 만든 조선을 값싸게 판매하면서 한때 조선강국이었던 우리나라는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에 국내 조선소들은 재빠르게 해양 플랜트 산업으로 사업분야를 바꾸었으며, 2014년 5월에는 지식경제부에서 해양플랜트산업을 제 2의 조선산업으로 키우고 2020년까지 수주액 8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따라서 우리나라 조선 3사도 해양플랜트를 건조, 발전시키는 데 많은 투자를 하였다.

그런데 최근 해양플랜트 산업과 관련해 손실이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조선업 전체에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업계는 약 8조원 정도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손실의 원인으로는 외형상으로는 수주부진에 따른 일감 부족 때문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술부실에 따른 조선 3사가 수주 받은 해양플랜트의 납기기일이 지연되었기 때문이다.

건조분야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우리나라는 해양플랜트 산업에서 건조 분야를 넘어 기획, 설계와 운반, 설치까지 전 과정을 도맡아 하는 턴키방식을 선택했는데 욕심에 비해 경험과 기본 설계 능력은 떨어졌던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2조 5천억 원에 달했던 수주액 이었지만 결국 갖가지 문제로 인해 1조 원 가량 핵심 설계를 맡은 해외 업체에 돌아가기도 했다.

또한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채산성이 악화되기도 했다. 지난 16일에는 대우조선해양이 세계최초로 FLNG(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를 건조해 주목받기도 했으나, 계속되는 저유가와 저가 수주로 이는 조선사들에게 오히려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선박제조에선 중국이 바짝 쫓아오고 있어 뒤로 물러설 수 없으며, 저유가 상황에서 해양플랜트 산업에만 주력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있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다’라는 말이 있다. 이 위기에 선박 건조 뿐만 아닌 핵심기술의 개발을 통해 해양플랜트 산업의 근본적인 질을 높이는 기회가 되길 바라본다. 더불어 하루빨리 우리나라 조선업이 재도약 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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