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디자인 이정선pro]

나는 한국에서 살고 있던 여우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자주 볼 수 있던 이웃이었죠.

우리는 들쥐나 토끼를 좋아하고 배가 고프면 과일이나 콩도 따먹곤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겁이 많아서 사람이 나타나면 도망가기 바빴죠.

그런데 우리는 이 땅에서 더는 볼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털이 예쁘다는 이유로 우리는 사람들에게 사냥 당했어요.

그리고 쥐를 잡겠다고 놓아 둔 쥐약과 살충제는 쥐를 잡아먹고 사는 우리들까지 해쳤죠.

나는 2004년 이후 이 땅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간혹 우릴 봤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땅에서 사라졌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겠죠.

이 땅의 생태계의 다양성과 균형을 위해 사람들은 우리를 다시 찾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멸종위기 1급이라는 서글픈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말이죠.

사람들은 우리와 유전적으로 같은 종인 친구들을 중국에서 데려와 교미를 시키고 소백산으로 방사하고 있어요.

소백산은 잡식성인 우리가 먹이를 구하기 좋게 설치류와 견과류들이 많다고 하네요.

그리고 올해 2월 이 곳 소백산에서 처음으로 우리의 아기들이 태어났어요! 이곳 주민들이 우리를 위해 불법 사냥도구들을 없애주고 우리에게 많은 관심을 주었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이곳에서 우리의 숫자가 50마리가 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잡고 있어요. 우리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면 우리는 그 것보다 더 많아질 거에요!

우리를 지켜주세요. 우리를 보호해 주세요. 우리도 여러분이 사는 세상의 일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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