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유현]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계기로 해당 제조사들에 대한 전국적인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불매운동은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불매운동이란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를 구매하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의 운동을 뜻하는 것으로, 불매운동은 영어로 ‘boycott’, 실제 외국어 그대로 ‘보이콧’이라고도 사용된다.

보이콧(boycott)은 ‘찰스 보이콧’(Charles Boycott)의 이름에서 유래하는데, 1880년 아일랜드에서 높은 소작료와 강제퇴거에 저항하기 위해 소작인들이 영국의 관리인 ‘찰스 커닝햄 보이콧’을 내쫓는 것에 성공한 뒤 생겨난 말이다.

▲ 출처/위키미디아

불매운동의 유형은 노동조합의 불매운동과 소비자들의 소비자운동으로 나뉜다. 노동조합의 불매운동의 경우는 조합원이나 일반 시민에게 직접 쟁의의 상대가 되어 있는 사용주나 그와 거래관계에 있는 제3자의 상품구매를 거부하도록 호소하는 경우다.

이 방법은 임금 노동층이 노동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국가에서는 효과적인 쟁의방식의 하나로 사용되고 있으나, 노동조합조직이 열악하고 사회적 영향력이 강하지 못할 때는 효과가 없다.

소비자운동으로서의 불매운동은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나 제품에 대해 불매를 호소하는 것이다. 일례로 1973년 로스앤젤레스의 주부 두 사람이 쇠고기 값 인상에 반대하여 전 미국에 불매를 호소해 ‘쇠고기 값의 동결선언’을 이끌어 낸 것은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N유업에 대한 불매 운동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N유업의 경우 본사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전개된 바 있었다.

하지만 이 불매운동에는 한계가 있었는데, N유업의 경우 불매운동으로 인해 가격이 일부 낮아지자 오히려 일부품목의 시장점유율이 증가하는 현상이 보였다. 가격이 제조사의 윤리적인 부분을 이겨버린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대대적이며 조직적으로 성공한 불매운동이 일어났다고 할 수 있는 사건은 아직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가습기 사건으로 인해 불거진 불매운동은 사뭇 다르다.

해당 제조사들은 부작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미 15년 전부터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정부가 판매금지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 계속 판매했으며 증거인멸을 하려는 행위를 했다. 검찰 조사에 들어서야 뒤늦게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환경·소비자 단체 등 시민단체가 불매운동을 선언한 이후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실제로 불매운동은 제조사들에 큰 타격을 줬는데 불매운동이 시작된 후 10일이 채 되지 않아 A사의 매출은 급락했다. 그간 ‘갑질 횡포’ 때문에 불매운동이 일어났던 것에 반해 이번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사망자가 발생한 사태라는 점에서 불매운동의 심각성이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또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보고서를 왜곡하고 피해자들을 외면했다는 점이 소비자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면피를 위한 진정성 없는 사과에 단단히 뿔이 난 국민들의 실천력인 불매운동. 기업의 진심이 담긴 사과와 대응, 그리고 재발을 방지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제도만이 이 민심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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