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유현] 언제부터 열리기 시작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임진왜란 이후 17세기 후반에 이르러 일반화된 것으로 알려진 오일장. 5일마다 열리는 오일장은 예로부터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소식이 전해지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교류의 장이기도 했다.

비록 예전만큼 이웃 간의 교류를 느끼기는 어렵지만 오일장은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고 사람들의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화창할 봄날에 나들이로 가기 좋은 오일장 세 곳을 소개한다.

1. 정선 ‘정선 아리랑 시장’ 오일장
전국 최대 규모의 민속장으로 오일장을 제대로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은 1966년 2월 17일 처음으로 열렸으며 〈정선아리랑〉에 나오는 정선에 위치한 전통시장을 의미하며 매달 2·7·12·17·22·27일에 열린다.

▲ 정선 오일장 (출처/정선여행 홈페이지)

정선 아리랑 시장은 처음에는 정선 근처에서 채집되는 각종 산나물과 생필품을 사고파는 작은 규모의 장이었는데, 주위 관광지와 연계한 체험여행코스로 특화시켰다. 특히 정선군은 철도와 연계하여 정선5일장을 관광 상품으로 개발시키고 1999년 3월부터 서울 청량리역에서 '정선5일장 관광열차'가 운행되도록 힘썼다. 또 정선군에서는 장이 열리는 날에 3개 관광코스를 도는 관광버스를 운행한다.

장이 서는 날에는 200여개 정도의 노점들이 들어서며 면적은 7600㎡에 이른다. 특히 산나물, 더덕, 약초 등이 유명하며 먹거리로는 콧등치기국수와 곤드레밥이 인기가 많다. 정선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로 만든 밥을 든든히 먹고, 조양산과 민둥산 등 정선 주변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산책을 떠나보자.

2. 대전 ‘유성시장’ 오일장
대전 유성의 장대동에는 5일장으로 유명한 유성시장이 있다. 원래는 매월 5일과 10일이 장날이었는데, 이 날만 되면 날씨가 흐려지자 날짜를 4일과 9일로 바꾸게 되었고 날짜를 옮기고 나서부터는 신기하게도 장날에 날씨가 좋아졌다고 한다. 달마다 4·9·14·19·24·29일에 열린다.

▲ 전주 하면 비빔밥이지 (출처/픽사베이)

‘유성시장’오일장은 약 1,980㎢의 부지에 점포 40여 개가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모자라서 그 일대의 공터와 골목에까지 장이 들어선다. 대체로 지역 특산물인 구즉묵마을의 묵, 학하리 고구마, 세동 상추, 유성배 등이 유명하지만, 유성시장 오일장에 가면 ‘소 잡는 날’이라 하여 신선한 간과 천엽을 살 수 있다.

특히 대전 유성시장에는 ‘먹방 나들이’ 계획을 짜는 데 최고의 공간이다. 5000원이면 한 끼 식사는 물론 디저트까지 해결할 수 있다. 인기가 좋은 음식으로는 오천원짜리 옛날 통닭과 할머니 보리밥, 비빔국수 등이다.

3. 경기 ‘안성 중앙시장’ 오일장
멀리가기가 힘들다면 근교에 위치한 안성오일장이 제격일 것이다. 안성장은 조선시대, 대구장, 전주장과 함께 조선 3대장에 꼽히기도 했는데, 안성은 교통의 요지로 접근성이 좋고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 안성맞춤의 유래 안성 [출처/위키피디아]

박지원이 쓴 허생전에서 허생이 과일을 매점매석하여 큰돈을 벌었던 지역이 바로 안성장이라고 한다. 매월 2·7·12·17·22·27일에 열리며 안성중앙시장 주변으로 형성이 된다. 예부터 안성장은 유기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안성 특산품을 사려면 오일장이 가장 경제적이고 품질도 좋다. 안성 유기를 볼 수 있는 안성맞춤박물관, 남사당놀이를 관람할 수 있는 남사당공연장, 고삼저수지 등과 함께 일정을 짜면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에어컨과 좋은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갖춰진 마트와 백화점이 인기인 요즘이지만, 가끔씩 열리는 오일장은 현대인들의 지친 마음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촉매제와도 같다. 친구, 가족, 연인들과 오일장으로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곳과는 또 다른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재래식 시장이기 때문에 카드가 안 되는 곳이 많으니 오일장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현금을 가지고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 전통시장도 사용액의 30%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으니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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