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성민] 로맨틱펀치의 보컬 배인혁은 무대에서 세련되고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직접 만나 본 그는 옛 물건들을 모으는 것을 좋아하고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한다고 말하며 머쓱해하는 소탈함을 지니고 있었다. 어떤 매력으로 많은 관객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그의 말을 들을수록 고개가 끄덕여졌다.

PART2. 한국 인디음악의 대들보 로맨틱펀치

작곡할 때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보통은 제가 가사를 다 쓰는데, 대부분 저에게 있었던 일을 써요. 보통은 술자리에서 멤버들끼리 일상적인 이야기나 서로간의 사랑 이야기를 할 때 가사를 적어둡니다. 그리고 멜로디가 떠오르면 적어뒀던 가사를 붙이죠. 저희 노래 중 ‘메이데이 메이데이’ 라는 노래는 공연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데 서울 한복판에서 내비게이션이 망가져 버린 적이 있어요. 그 때 너무 막막했는데 그 상황에서 영감을 받아 쓴 곡이에요.

▲ 로맨틱펀치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는?
-아, 다 좋은데(웃음)......., 요즘은 ‘어메이징’ 이라는 노래가 좋습니다.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보고 만든 노래입니다. 특히 멤버 레이지의 기타 솔로 부분을 좋아해요. 그리고 이 노래가 항상 단독공연에서 마지막에 들려드리는 곡입니다. 가사에 ‘네가 어디든 손을 들어 날 찾아’ 라는 부분이 있는데, 관객들이 힘들고 지친 상태에서 위로를 받기 위해 우리를 보러 오시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점이 공연 마지막 곡으로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합니다.

▲ 로맨틱펀치 배인혁

배인혁 씨는 멋진 퍼포먼스로 유명한데, 비결은 무엇인가요?
-관객 여러분과 제가 음악을 통해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하면서 노래합니다. 로맨틱펀치만의 끈적한 느낌을 주려는 마음의 준비 정도는 하지만 그걸 연습하지는 않습니다. 마치 스킨십처럼요. 스킨십을 평소에 연습하지 않잖아요(웃음). 인위적으로 일부러 감정을 표현하려고 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느끼는 느낌대로 표현하는 모습을 많은 분들께서 좋아해 주십니다.

옛날 타자기 치는 게 취미라고 들었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옛 것들을 좋아해요. 파이프 담배나 아날로그 레코드, 헌 책들을 좋아하고, 음악도 요즘 유행하는 것보단 예전 60-70년대 음악들을 더 좋아합니다. 저는 옛 것들이 지금보다 더 인간적인 느낌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타자기에도 취미가 생겼는데, 수동 타자기로 글자를 쳤을 때 그 글자에서 느껴지는 아날로그 감성이 좋아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체력관리 방법은 무엇인가요?
-제가 성격이 예민해서,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노력해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바로 건강이 안 좋아지더라고요. 그래서 하고 싶은 걸 못해서 스트레스 받기보다는 그냥 하고 싶은걸 하는 편이에요. 작년에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힘들었는데, 그 때가 운동을 많이 할 때거든요. 건강에 대한 걱정과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제게는 정신적으로 강박처럼 느껴졌어요. 그 이후로 그럴 바에는 그냥 하고 싶은 걸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탑 밴드’에서 멋진 무대로 큰 화제가 되었는데, 당시 촬영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탑 밴드라는 프로그램이 기라성 같은 기성밴드들이 모두 출전했던 프로그램이라 출연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훌륭한 밴드가 우리나라에 많은데도 왜 밴드음악이 대중음악의 틈새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 어떻게 하면 밴드음악이 대중 여러분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앨범 작업을 하게 됐습니다.

▲ 로맨틱펀치

팬들과 만나기 위해 예정된 공연이 있나요?
-아쉽게도 단독 공연은 아직 예정 없고, 이제 행사철인 5월이라 학교 축제에 많이 다닙니다. 또 5월 21부터 한강에서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에 참여하는데, 저희가 페스티벌에서 빛을 발하는 유형이라 정말 자신 있거든요. 그날 공연이 많이 기대됩니다.

밴드 로맨틱펀치의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최종 꿈을 이루면 해체하는 건가요?(웃음) 얼마 전 ‘불후의 명곡’ 윤수일 선생님 편에 출연했는데, 윤수일 선생님께서 데뷔 40주년 콘서트를 하신다는 소식들 듣고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50주년 콘서트 해보고 싶어요. 50주년이나 밴드가 유지되었다는 건 그 때도 대중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 로맨틱펀치

시선뉴스 독자 여러분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대중적인 음악도 좋지만, 로큰롤 음악도 들을 만 하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저희 로맨틱 펀치의 음악이 락 음악을 듣기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유명한 대중 가수들 공연도 좋지만 인디밴드들의 공연장도 많이 찾아주시면 아티스트들도 힘이 나고 락의 저변 발전에 정말 도움이 되니까 꼭 오셔서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로맨틱펀치는 항상 관객 여러분이 공연을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들뜬 목소리로 50주년 기념 콘서트가 꿈이라고 말하는 그들은 모든 무대를 첫 무대처럼 설렘 가득히 임하는 뮤지션이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서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한다는 그들의 모습은 밴드 로맨틱펀치의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먼 훗날, 그들의 음악처럼 멋진 꿈이 이루어지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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