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디자인 이정선pro]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괴담. 현재는 사회문제와 맞물려 결코 괴담이라고만 할 수 없는 리얼한(?)괴담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지만 과거에는 황당무계하여 지금 보면 피식 웃을 수 있는 괴담들이 많았다.

알고 있으면 아재 취급당하는 옛날 괴담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1. 밤 열두시에 선풍기를 틀면 저승사자가 나타난다.
이 이야기는 밤에 선풍기를 틀고 자면 질식사 한다는 얘기와 마찬가지로 잘 때는 선풍기를 끄고 자라는 교훈이 깃든 괴담이다. 실제로 선풍기를 틀고 잔다고 하더라도 질식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밤 열두시에 선풍기를 틀면 서늘한 것 때문에 저승사자라는 얘기가 나왔다는 설이 있다.

2. 12시가 되면 학교의 동상들이 움직인다.
어느 학교에서나,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그들만의 7대 불가사의가 있었다. 그 중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동상들이 움직인다는 것인데 12시가 되면 세종대왕의 동상이 책을 넘긴다거나 이순신 장군이 든 칼의 위치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한다는 판타지에 넘치는 괴담이었다. 나이가 상대적으로 어린 초등학생들의 밤의 학교라는 막연한 공포심이 불러온 괴담이 아닐까.

3. 동전과 지폐에 살인의 흔적이 있다?
각 동전과 지폐에는 은행 총장의 딸이 토막살인 난 증거를 담아 이 사실을 모두 알게 되면 딸의 귀신이 찾아간다는 괴담이 있었다. 500원 짜리 학의 다리가 팔이 묶인 모습이라거나 10원짜리 탑의 다리에 성인 김씨가 표시 되어 있다는 등의 괴담은 많은 초등학생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는데, 그저 지폐 모양에 따라서 짜 맞춘 이야기일 뿐이었다.

4. 반 할머니 반 고양이! 홍콩할매귀신
고양이와 함께 비행기 여행을 하다 추락하여 사망한 할머니. 살아남은 고양이는 자신을 돌봐주던 할머니를 위해 자신의 영혼의 반을 주어 소생시키지만 불완전하게 소생하여 반은 할머니, 반은 고양이가 되었고 이성이 날아가 늦게 귀가하는 어린이들을 해친다.

90년대에 엄청나게 유행했던 홍콩할매귀신은 매우 교육적(?)인 귀신이었는데, 손톱을 보여서 더러우면 잡아가고 깨끗하면 살려주어 위생을 중요시 하였다. 또한 홍콩할매귀신이 집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절대 대답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낯선 사람에게 함부로 집을 가르쳐 주지 말라는 교훈도 잊지 않았다.

홍콩할매귀신에게는 특징이 있었는데, 홍콩할매 귀신이 말을 걸 때 모든 대답 말미에 ‘홍콩’을 붙이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당시 말끝에 홍콩을 붙이는 초등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지금 보면 딱히 신빙성이 있어보이지 않아 왜 유행했을까 싶은 괴담들. 하지만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미신을 많이 믿는 경향이 있었고 뭔가 더 순수한 면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실제로 홍콩할매귀신 때문에 등교거부사태까지 일어났던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실제 범죄들과 관련이 있어 더 현실적이고 잔인하고 공포스러운 현대의 괴담. 과거의 괴담을 믿던 순수한 시대가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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