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아동학대, 묻지마 폭행, 데이트 폭행, 보복운전 등 순간 치밀어 오르는 욱하는 마음을 억누르지 못해 발생하는 사건들이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스스로 조절이 안 되어 자주 과도하게 분노가 표출되는 증상인 ‘분노조절장애’가 현대인들의 정신 질환으로 부각되고 있다.

 

분노조절장애의 정확한 병명은 ‘간헐적 폭발장애’이다. 간헐적 폭발장애는 공격적인 충동을 통제하지 못해 ‘분노 발작’ 및 ‘언어적 공격성’ 또는 ‘신체적 공격성’을 보이는 장애로, 청소년기부터 시작되어 만성화되기 쉬운 정신 질환인지만 정신과적 장애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최근 간헐적 폭발장애가 급증하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 같은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9년 3720명에서 2013년 4934명으로 5년 사이 32.6%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간헐적 폭발장애 증가의 원인으로 사회가 복잡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스트레스는 커진 반면, 이를 적절히 해소할 수 있는 정서적·시간적 여유가 없어졌음을 꼽고 있다. 게다가 현대인들이 영화, 게임 등을 통해 폭력적인 장면을 쉽게 접하면서 분노 폭발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한국인은 화를 내면 나쁜 사람이란 인식이 강해 화가 나도 잘 표현하지 않고 참는 경향이 간헐적 폭발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분노는 누르면 누를수록 응축되어 결국 더 크게 폭발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한 분노 조절에 취약한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자극에 예민하면서 조급한 사람, 화를 무조건 참는 사람,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 자주 화를 내는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 등이다.

또한 간헐적 폭발장애의 심각성은 한번 화를 내서 해결되는 경험을 맛보면 ‘분노로 뭐든 해결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에 빠질 수 있다는데 있다. 즉 분노가 중독이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간헐적 폭발장애의 행태인 아동 학대, 보복운전, 데이트 폭행 등은 반복적으로 가해진 경우가 대부분으로, 상대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간혹 참지 못하고 분출하는 폭력성이라는 부분에서 ‘사이코 패스’와 혼동되기도 한다. 그러나 간헐적 폭발장애의 경우 폭력적 성향을 보인 뒤 죄책감을 느끼지만 사이코패스의 경우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에서 구분 된다.

간헐적 폭발장애의 예방법으로는 우선 감정이 끓어오르는 자신만의 증상을 잘 확인하는 것이다. 얼굴이 붉어지거나 목소리가 떨리는 등 자신만의 ‘분노 사인’을 파악해 두고 대처 방법을 미리 정하는 것이 좋다. 대처방법으로 분노가 느껴지는 상황을 잠시 벗어나는 ‘타임아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때는 시야가 트이는 넓은 공간으로 나가 생각을 비우는 게 좋다. 또한 평소에 운동 같은 취미 활동을 통해 화를 다른 에너지로 소비하는 방법도 있다.

각종 스트레스와 자라온 환경 그리고 화를 참는 습관 등의 영향으로 타인을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간헐적 폭발장애’.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는 만큼 각종 자극과 스트레스에 노출된 현대인들의 ‘하나의 정신 질환’으로 인식하고 사회와 개개인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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