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현실이라는 거센 바람에도 꿈을 향해 뚝심 있게 나아간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어릴 적 ‘연기 학원’에 대한 호기심으로 출발해 배우가 된 김효민. 그렇게 20년이라는 세월동안 배우의 길을 묵묵히 걷는 그는, 아직도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뚝심 있는 배우이다. 188CM의 훤칠한 외모와 연기에 대한 철학을 지닌 배우 김효민을 만나보도록 하자.

PART 1. ‘배우’를 배우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올 해로 35살이 된 배우 김효민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현재는 꾸준히 배우의 길을 걷기도 하면서 또 다른 열정 가득한 배우들을 촬영현장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소개하는 일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김효민씨를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말씀해 주세요.
- 네, 저는 대표적으로 배우 유지태 주연의 ‘비밀애’, 원빈 주연의 ‘아저씨’, 장동건 주연의 ‘우는남자’ 등 여러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한 아직 성장하고 있는 배우입니다. 특히 영화 ‘비밀애’에서는 신체 조건이 유지태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유지태 대역’ 등 두 가지 역할을 맡아 엔딩 크레딧에 제 이름 ‘김효민’이 두 번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비록 단역이었지만 훌륭한 배우, 스텝들과 호흡을 맞추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모두 소중하게 기억 됩니다.

어떠한 계기로 연기자에 대한 꿈이 생겼나요?
-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께서 이런저런 학원들을 많이 보내주시며 적성 찾기에 엄청 공을 들이셨죠. 제가 끈질기게 오랫동안 열심히 다니던 학원들이 많이 없어서 자주 바꿨던 기억들이 남아있어요. 그런데 중학교 때 쯤 우연히 학원통학버스를 타고 집에 가던 중에 ‘연기학원’이라는 간판을 보게 되었어요. 그 때 왠지 모르게 엄청 궁금했습니다. ‘연기학원이 무슨 일을 하는 곳이지?’ ‘어떤 것을 배우는 곳이지?’ 지금 생각하면 아마 어떤 ‘끌림’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연기학원이라는 곳을 한번 다녀보고 싶어요.”라고 말씀드렸죠. 제가 그 당시에 워낙 소극적이고 내성적이어서 그런지 어머니께서는 반기는 눈치로 “네가 하고 싶은 거라면 한번 다녀봐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를 계기로 배우라는 꿈이 시작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연기에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빠져 살게 되었네요.

 

그렇다면 어떻게 연기 생활을 시작했나요?
- 처음엔 연기가 뭔지 몰랐어요. ‘교회에서 매주 성경구절을 외워서 발표를 하듯이 그저 줄줄 대사 외우고 발표 하는게 연기인가?’ 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예고시험을 치렀는데 멋지게? 떨어졌고 그 후 재연드라마 와 ‘EBS교육방송’ 등에서 아역시절을 거치며 현장에서 이 직업이 어떤 직업인지 그때서야 깨닫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연기에 대해 굉장한 매력을 느꼈던 것 같아요. 친구들도 반겨주고 선생님들도 많이 응원해줬었던 기억이 나네요. 특히나 어머니가 많이 기뻐하셨고 제가 현재까지 이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것도, 학창시절 제가 그렇게 재밌게 즐겨하던 모습이 보기 좋으셨나 봐요.

배우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셨나요?
- 저는 청소년기에 방송에 나오고 연기를 하는 일에 매력을 너무 느꼈었는지 대학진학에 대한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학 진학 대신 그 어린 나이에 프로필을 한 아름 뽑아서 당시 쟁쟁한 기획사들을 돌며 스스로 영업을 하기 시작했죠. 뭔지도 모르고 그냥 무조건 저를 뽑아달라고 돌아다니면서.. 그러던 어느 날 친분이 있던 유명배우의 매니저 분께서 저를 붙잡고 한마디 하시더라고요. “일단 대학을 진학해서 연기를 좀 더 배워 보는 건 어때? 너는 남자고 몇 년 뒤면 군대도 다녀와야 하고 길게.. 멀리 봐도 충분히 할 수 있어” 그분의 진심어린 충고에 성년이 되는 해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연기에 더 깊이있게 배우게 되었고 제가 몰랐던 것이 너무 많아 새로웠습니다. 그래서 활동을 멈추고 학업에 매진하였습니다. 그렇게 군복무까지 마친 후 20대 중반이 되어 다시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사진/ 영화 '우는남자' 캡처]

성인이 되어 본격적인 연기 활동 첫 작품은 무엇인가요?
-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활동했던 건 CF모델이었습니다. 제가 모델출신은 아니지만 워낙 큰 키를 가지고 있는 덕에 광고주 분들께서 좋아라하셨어요. 그런데 광고모델을 계속 하다보니까 정말 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에는 소홀해지더라고요. 고등학생 때 했던 것처럼 제 포트폴리오를 뽑아서 충무로를 못해도 일주일에 한 번씩 다니며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정말 무작정 문을 두드리고 다녔죠. 한 영화사 입구에 계셨던 경비아저씨와 제일 친해질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몇 달이 지났을까 제 첫 영화작품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영화 ‘죽이고싶은남자(김동욱 감독)’에서 ‘남자 호스트’ 역할로 데뷔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고민하고 노력 하에 이뤄진 첫 작품은 아마 이 작품이지 않을까 싶어요. 긴장과 설렘이 가장 많았던 작품이었고 작은 역할이지만 보람됐던 기억이 나네요.

활동한 작품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역할 있나요?
- 유지태, 윤진서 주연의 ‘비밀애’라는 작품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그 영화 크레딧에는 제 이름이 두 번 올라가요. 배우로서 쉽지 않은 경험이죠. 처음에 그 작품이 의뢰 들어왔을 때 ‘유지태 선배님의 쌍둥이 대역’으로 섭외되었습니다. 사실 아무것도 모르던 당시여서 대역을 내가 왜 해야되지? 라는 철없는 생각이 정말 많았어요. 제 얼굴 알리고 다니기에도 급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근데 생각이 바뀌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대역이었지만 시나리오 상의 주인공을 연기해야 되고 또 진짜 프로무대에서 제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었죠. 가장 큰 이유는 유지태라는 큰 배우 앞에서 마주보며 영화 한 작품을 같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었고 또 그 선배님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이었어요. 그게 아마 제 배우인생에서 큰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 [사진/영화 '비밀애' 포스터]

어떠한 역할이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물론 영화에 제 존재는 찾아보기 힘들어요. 전 대역이었기 때문에 손, 발, 어깨..등은 나왔어도 제 표정이 보이는 연기를 보여줄 순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예상보다 더 많은 것을 현장에서 배웠고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많은 것들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밀애’ 엔딩 크레딧에 두 번 올라갔다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이죠?
- 아! 그 크레딧에 두 번 올라가는 이유는 추가로 단역을 하나 더 맡았어요. 그 당시 류훈 감독님께서 저를 좋게 봐주셔서 단역이지만 배역하나를 주셨거든요. 물론 멋지게 편집되긴 했었죠. 그런데 여기서 재밌는 건 그 당시 그 영화에 사용된 CG와 대역배우에 관해서 9시뉴스에서 촬영나온 적이 있었어요. 그걸 보고 지인들에게 연락이 좀 오더라고요. 그렇게 1년 가까이 진행했던 영화가 연기적인 배움 이 외에도, 좋은 인연으로 남아주신 분 들이 많아서 제 기억에 가장 많이 남습니다.

▲ [사진/영화 '아저씨' 캡처]

흥행 영화 ‘아저씨’에 출연하시게 된 계기 들어 볼 수 있을까요?
- ‘아저씨’라는 영화는 제 실력으로 캐스팅이 되었다기 보다는 좋은 분을 만나게 되서 촬영할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이 또한 형사팀 중 ‘중호’라는 단역이었지만 촬영하면서 좋은 배우들과 스텝 등 많은 ‘사람’을 얻게 된 작품이었습니다.

영화 ‘아저씨’의 촬영과정 혹은 기억에 남는 배우가 있으신가요?
- 아시다시피 배우 원빈, 이원희, 김성오, 김새론 등 쟁쟁한 배우들이 굉장히 많이 나와요. 그 중 제가 맡은 형사 팀에 ‘곽도원’ 선배님이 계셨죠. 그 때 사실 많이 놀랐어요. ‘이 분은 정말 연기를 너무 잘 하시는구나!’ 라는 느낌을 그 작은 배역 안에서도 느낄 수 있게 해주셨거든요. 그런 분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또 보고 배우면서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촬영기간 동안 정말 재밌었어요. 물론 때리고 넘어지고 구르는 장면도 많이 있었지만 최고의 액션영화라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넘어지고 부딪히고 했어요. 제가 많이 나오지 않아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 덕분에 이정범 감독님의 다음 작품에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영광이었죠. 지금도 가끔 TV에서 ‘아저씨’라는 영화를 방영해주면 놓치지 않고 꼭 보게 됩니다. 그 영화가 제게 남긴 건 영화 이상의 추억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배우라는 꿈을 위해 ‘배움의 자세’를 늘 지녔던 김효민은 촬영 현장에서 벌어진 많은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직접 프로필을 들고 발로 뛰었던 김효민의 뜨거운 열정과 그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현장에서 맺은 소중한 인연들은 그가 여전히 연기에 매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준다. 다음 시간에는 배우 김효민이 걷는 길의 먼 곳을 내다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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