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외국어를 듣다보면 마치 익숙한 한국어처럼 들리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러한 현상을 이용해 한 아이스크림 광고가 큰 화제를 불러모았는데 바로 인기 아이스크림, ‘돼지바’ 광고였다.

광고의 내용은 이러하다. 실제 한 브라질 축구경기 중 현지 중계진이 ‘프라비오 카사하토’ 선수를 불렀는데 그 발음이 마치 ‘빨간 봉다리 깠어 하나 또’라는 한국어로 들렸다. L사는 바로 이 점을 이용해 광고 속에 한글 자막을 넣어 웃음을 유발했다. 뿐만 아니라 중계진의 다른말도 ‘우동보다 싸다매’, ‘꿀물 샀다’등의 한국어로 들리는 점을 이용해 엉터리 자막을 넣어 이슈를 시킨 것이다.

▲ [사진/'돼지바' 광고 캡쳐]

이 광고는 바로 ‘몬데그린 효과’를 적절하게 이용한 것이다. 몬데그린 효과란 의미를 알 수 없는 외국어가 듣는 이의 모국어처럼 들리는 착각 현상을 말한다. 몬데그린 현상의 원인은 잘 알지 못하는 새로운 정보(외국어)를 자신이 가진 정보(모국어)로 해석하려는 뇌의 무의식 작용 때문에 일어난다. 그리고 말하는 이의 의도(유도)로 정말 그렇게 들리는 착각 작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대부분의 경우는 후자에 해당한다.

몬데그린 효과는 미국의 작가인 ‘실비아 라이트’의 에세이, ‘레이디 몬드그린’의 죽음(The Death of Lady Mondegreen)에서 비롯된 것이다. 스코틀랜드의 발라드 노래 The Bonny Earl of Murray의 가사 중 and laid him ‘on the green’을 ‘실비아 라이트’의 에세이 ‘Mondegreen’으로 오역한데서 유래되었다.

몬데그린 현상의 특징은 의미를 알 수 없는 외국어를 들을 때 종종 발생한다는데 있다. 간혹 동일한 언어로 의사소통을 할 때도 발생할 수 있으나 한글처럼 띄어 읽기가 분명한 언어에서는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몬데그린효과는 개그맨 박성호를 주축으로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에서 이용되기도 했다. 당시 팝송 ‘all by my self’를 ‘오빠 만세’라고 표현해 내서 시청자들의 큰 웃음을 이끌어냈고 국민 유행어가 되었으며 박성호가 인기 개그맨이 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문장이나 단어를 잘못 알아들어 엉뚱한 의미로 해석하는 ‘몬데그린 효과’는 개그의 소재로 많이 이용되며 사람들의 웃음을 유발해 왔다. 몬데그린 효과는 코믹의 소재로 쓰이는 좋은 측면도 있지만 어쩌면 소통의 장벽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유쾌한 ‘몬데그린 효과’가 대중의 의견을 자기 방식대로 해석하는 부도덕한 정치인, 소비자나 노조의 의사를 묵살하는 기업인들에게 악의적인 의도로 사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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