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의사에게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질병이나 부상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치료법을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려 120명의 치아를 망가뜨린 돌팔이 의사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2008년 네덜란드 치과의사 야코뷔스 판 니로프(51)는 프랑스의 느베르 인근의 시골 마을인 샤토 시농 지역의 유일한 치과의사로 개업하였다. 이 지역은 의료서비스가 부족해 주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니로프는 정상적인 의사가 아니었다. 그는 의사로서의 실력이 부족하여 네덜란드에서 치과의사 면허를 박탈당한 상태였는데 이를 숨긴 상태로 의료행위를 계속하였다.

▲ 위 사진은 사건과 관계 없습니다 (출처/픽사베이)

틀니를 맞추러 간 실비앙(65)은 치아 8개를 뽑은 뒤 사흘 동안 피가 멎지 않아 고생을 했다. 또한 80세의 버나드는 발치 후 “의사가 잇몸 살점이 사방에 덜렁거리는 채로 놔뒀다"고 말했다.

퇴직 교사 니콜 마르탱은 “그는 만나는 환자마다 주사를 놨다”며 판 니로프에게 수술 받은 뒤 종양이 생겨 치아 여러 개를 잃었다. 니콜 마르텡의 주도로 2013년 피해자 모임을 결성하면서 판 니로프에 대한 진상이 드러났다.

그에게 치료를 받고 패혈증 등 갖가지 후유증에 시달린 피해자 모임은 모두 120여명으로 불어났고, 이들은 판 니로프를 고소했다.

경찰은 판 니로프를 체포했지만 판 니로프는 불구속 재판을 틈타 캐나다로 도주, 국제 수배를 받게 된다.

그는 2014년 9월 캐나다의 소재지가 드러나자 정신질환과 자살성향이 있고 성적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다며 송환을 거부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프랑스로 넘겨져 파리 남부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재판은 18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유죄판결을 받으면 최고 징역 10년과 15만 유로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실력 없는 의사의 비윤리적인 의료행위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는 지 알 수 있는 사건이다. 120명이라는 숫자가 엄청나게 많아 보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일회용 주사기의 재사용으로 인해 400명이 넘는 b형 간염 감염자가 발생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남의 일로만 볼 수 도 없는 상황이다.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의료행위. 환자들의 믿음을 깨는 사건들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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