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좋은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을 우리는 ‘뻘 속의 진주’라 한다. 그런 진주가 이제 물에 씻겨 조금씩 빛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바로 KBS2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진구’를 말하는 것이다.

▲ 이병헌 아역으로 출연한 진구(출처/드라마 올인)

진구는 2003년 드라마 ‘올인’에서 이병헌의 아역을 맡으며 데뷔했다. 당시 송혜교의 아역을 맡은 한지민과 절절한 만남을 연기하면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게 된다.

올인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시트콤 ‘논스톱5’와 ‘낭만자객’등 코믹한 역할로 대중을 만나는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리 큰 주목은 받지 못하였는데 2006년 조인성이 주연을 맡은 영화 ‘비열한 거리(감독 유하)’에 진구는 ‘종수’라는 굵직한 역으로 출연하게 된다.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가장 영화 제목에 어울리는 역할을 맡은 진구는 그의 연기력과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영화 관객 수가 200만을 넘어 비교적 흥행을 하였고 삽입곡 ‘땡벌’ 등이 많은 이슈를 불러일으키자 자연히 진구 역시 연기에 좋은 평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전 출연작인 ‘달콤한 인생’, ‘사랑따윈 필요없어’에 이어 건달 역할을 연달아 했기 때문에 약간 이미지가 굳어진 감도 있었다.

▲ 진구의 첫 주연작 기담(출처/영화 기담)

그러던 중 진구는 2007년 ‘기담’으로 첫 주연을 맡게 된다. 진구는 ‘박정남’역을 맡아 모든 공포가 시작되는 곳이자 섬뜩한 러브스토리를 간직한 경성 ‘안생병원’의 비밀을 모두 지켜보는 역을 맡았다. 미술 학도가 꿈이지만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시체를 무서워하는 유약하고 소심한 의대 실습생 역을 맡은 진구는 이전 작품과는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 섬뜩한 살인마를 제대로 보여준 진구(출처/영화 트럭)

그리고 2008년 작품인 영화 ‘트럭’에서는 유해진과 함께 주연으로 출연해 섬뜩한 살인마 ‘김영호’를 연기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비정하고 잔인한 살인마를 완벽히 소화해 냈다. 영화 내용으로는 너무 잦은 우연 때문에 호불호가 갈렸지만 진구라는 배우는 지속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게 되었다.

진구는 영화 마더(2009)에서 진태역을 맡아 악인과 호인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영화를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리얼한 양아치의 모습을 보이면서도 주인공들을 돕는 뭔가 아이러니하고 복잡한 인물을 잘 소화했기 때문에 진구는 이 영화로 청룡영화상과 대종상영화제의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된다.

▲ 오묘한 캐릭터를 잘 소화한 진구(출처/영화 마더)

이후 ‘26년(2012)’, ‘명량(2014)’, ‘쎄시봉(2015)’, ‘연평해전(2015)’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스펙트럼을 넓혔다.

진구는 많은 작품에 출연하여 늘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의외로 대중들의 큰 호응을 얻지 못한 배우다. 무한도전에도 출연해 멋진 배우의 분위기를 풍기긴 했지만 큰 주목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방영하고 있는 태양의 후예에서의 진구는 뭔가 분위기가 다르다. 애틋하고 안타까운 사랑을 하고 있는 진구와 김지원에게 ‘구원커플’이라는 애칭을 지어주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 연기력에 비해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진구가 점점 빛을 보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 구원커플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진구(출처/드라마 태양의 후예)

데뷔한 지 벌써 13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충무로 유망주’인 진구. 하지만 충무로 유망주가 창피한 말이 아니다. 그가 주연을 했던 영화도 많고 출연한 영화도 많지만 아직 그를 대표하는 영화는 못 만났을 뿐이다. 그에 반해 그의 연기력과 카리스마는 그런 작품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를 잘 해왔다.

이제 어느 선만 넘으면 폭발할 수 있는 배우 진구. 그의 얼굴이, 그의 연기가 누구에게나 한 번에 와 닿을 수 있는 그 때가 빨리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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