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홍시라] 경복궁과 창경궁이 야간개방을 앞두고 있다. 내일(24일)부터 진행될 관람예매의 열기가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고궁이 야간개방을 할 때마다 그 아름다운 야경을 보려는 방문자수는 매우 기록적으로 많았고, 올해는 그 기대감에 부풀어 방문하려는 사람이 더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고궁 야간 개장의 예매 열기가 뜨거운 이유 중 하나는 1일 최대 인원은 궁별로 각각 2,500명으로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경복궁은 3월 2일부터 4월 4일까지 야간 관람이 진행되는데, 임금이 정사를 돌보던 ‘사정전’, 왕의 침전인 ‘강녕전’, 왕비가 머물던 ‘교태전’까지 확대 개방할 계획이다. 그리고 다양한 행사가 진행이 되는데, 음악과 함께 화려한 빛의 향연이 펼쳐지는 ‘미디어 파사드’와 고궁에서 우리음악 듣기’가 개최된다. 뿐만 아니라 한글로 지은 최초의 서사시인 용비어천가에 담긴 세종대왕의 애민사상과 한글창제 정신을 춤과 음악으로 풀어낸 ‘전통문화공연 용비어천가’도 볼 수 있다.

▲ 위: 창경궁, 아래: 경복궁 [사진출처=픽사베이]

창경궁은 경복궁보다 하루 먼저인 3월 1일부터 4월 4일까지 진행된다. 마찬가지로 여러 행사가 진행되는데, 혜경궁 홍씨의 이야기를 그림자극으로 재현한 ‘통명전 그림자극’과 소리의 울림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아름다운 빛을 보여주는 ‘춘당지 소리풍경’이 진행된다.

그런데 야간개장을 하는 날 고궁에 가서 야경과 전통 행사를 보기 전,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고궁에 대해 제대로 알고 가는 것이다. 그래야 방문 시에 더욱 즐겁고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경복궁은 조선시대 궁궐 중 가장 중심이 되는 임금이 사는 궁궐로 태조 4년(1395)에 한양으로 수도를 옮긴 후 처음으로 세운 궁궐이다. 경복궁은 정도전이 『시경』에 나오는 “이미 술에 취하고 이미 덕에 배부르니 군자만년 그대의 큰 복을 도우리라”에서 큰 복을 빈다는 뜻의 ‘경복(景福)’이라는 두 글자를 따서 지은 것이다. 태조의 뒤를 이은 태종은 1412년 경복궁의 연못을 크게 넓히고 가운데 경회루를 만들어 잔치를 벌였다. 이후 세종도 주로 경복궁에서 지냈는데, 경회루 남측의 궐내각사 권역에 집현전을 지었고, 시각을 알려주는 보루각을 세웠으며, 궁궐의 서북쪽 모퉁이에는 간의대라는 천문 관측시설을 마련했다.

그러나, 경복궁은 1592년 임진왜란으로 창덕궁·창경궁과 함께 모두 불에 타 버렸다. 약 275년이 흐른 1867년에 흥선대원군이 다시 경복궁을 복원했지만 1895년에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 벌어지고, 고종 러시아 공관으로 가버리면서 빈 궁궐이 되어버렸다. 또한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면서 경복궁은 일본에 의해 훼손되었고 본래의 모습을 잃게 되었다. 그래도 현재까지 정전·누각 등의 주요 건물들이 남아있고 처음의 자리 그대로를 지키고 있어서, 조선시대 궁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지로 남아있다.

창경궁은 태종이 거처하던 수강궁터에 지어진 궁궐로, 성종 14년(1483)에 정희왕후, 소혜왕후, 안순왕후를 위해 지어졌으며 조선시대 궁궐 중에서는 유일하게 동쪽을 향해있다. 처음에는 별로 사용되지 않다가 임진왜란 때 경복궁·창덕궁과 함께 불에 탄 이후, 창덕궁과 같이 다시 지어져 조선왕조 역사의 중심 무대가 되었다.

얼마전 영화 ‘사도’에서 나왔던 배경인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놓은 곳이 바로 창경궁의 선인문 안뜰이다. 또한 역사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손꼽히는 장희빈이 처형당하기 전 주로 취선당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우리가 가장 많이 아는 역사의 순간들이 이 곳에서 이뤄진 것이다.

창경궁은 순종 즉위 이후 1909년 궁궐 안의 모든 건물을 헐어내고 동물원과 식물원을 설치했으며 창경궁에서 창경원으로 이름을 낮추기도 했다. 몇 십 년이 흐른 1983년 궁궐 복원사업이 시작되면서 창경궁은 자신의 원래 이름을 되찾았고, 궐 안의 동물들을 서울대공원으로 옮기면서 벚나무 역시 없애버렸다. 창경궁은 장조·정조·순조·헌종을 비롯한 많은 왕들이 태어난 궁으로, 광해군 때 다시 지어진 정문·정전들이 보존되어 있으며, 옆에 있는 창덕궁과 함께 조선시대 궁궐의 역사를 살피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유적이다.

파란만장한 우리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경복궁과 창경궁.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가서 이번 고궁 야간개장 방문을 더욱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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