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한때,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심심찮게 나오던 시절이 있었다. 불과 6~7년 전의 얘기다. 좋아하는 게임을 원 없이 하면서 돈까지 많이 버는 프로게이머는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최고의 직업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일부 비도덕적인 프로게이머와 관련자들의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서 신성시 되어 왔던 승부에 대한 신뢰가 깨져 버렸고 이로 인해 E-sports 산업은 점점 기울어지게 되었다. 산업이 축소되자 당연히 그 안에 소속되어서 게임 연습에 매진을 해 왔던 많은 프로게이머들 역시 은퇴를 하거나 다른 직업을 찾아야 했다.

초창기 E-sports 산업의 부흥을 이끈 상징적인 존재 ‘황제 임요환’이나 ‘폭풍저그 홍진호’는 현재 연예계에서 프로게이머의 두뇌회전을 장점으로 부각시키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현역 당시 미남으로 소문났던 ‘폭격기 민찬기’는 배우로써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으며 기욤패트리는 방송인으로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 출처/위키피디아

이렇게 프로게이머 출신들 중 일이 잘 풀린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숙소생활을 하며 어린 나이부터 게임만 알고 살았기 때문에 게임과 관련된 일 외에는 진로를 생각하기는 어려워하고 있다. 문제는 E-sports 산업이 부활할 조짐만 보이면 자꾸 승부조작 같은 사건이 발생하여 팬들이 외면을 하게 되었었고 초기 블리자드사의 ‘스타크래프트’ 같은 초대박 게임이 없어 산업이 축소되는 바람에 이렇게 게임만 알고 살았던 게이머들의 진로가 불투명해 지는 것에 있다.

일찌감치 프로게이머에 미래를 찾지 못한 게이머나 연습생들은 부족한 학업을 보충하기 위해 진학을 선택하기도 하고 일반 회사나 공무원을 준비하는 등 전혀 다른 분야를 찾으며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프로게이머들은 최근 개인 방송으로의 진출을 많이 하고 있다.

개인 방송을 통하여 냉철한 승부의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항상 카메라 앞에서 근엄한 모습만을 연출해야 했던 프로게이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는 것은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나 여러 가지 의미로 색다른 콘텐츠를 생성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시절 최고의 선수로 추앙받던 ‘최종병기 이영호’선수 역시 프로게이머를 은퇴하며 개인방송에 진출함을 알렸다. 이영호는 E-sports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기에 가장 찬란한 실력을 보여줬던 상징적인 인물이기에 팬들은 그의 실력을 개인방송으로라도 계속 볼 수 있다는 것에 다행으로 생각하면서도 돈 때문에 그에게서 보지 않았으면 하는 모습조차 보게 될까봐 걱정하기도 한다.

어마어마한 우승상금과 많은 관객 동원, 연예인 부럽지 않은 팬을 소유했던 E-sports 산업. 하지만 게임 외 선수들의 인성관리까지는 하지 못해 스스로 산업을 축소 시켰고 이제는 선수들의 장래 진로보다는 산업 자체의 축소를 걱정하게 되었다. 디지털화 되어가는 세상에 미래 산업으로 영원히 각광받을 것 같았던 E-sports의 몰락은 결국 어떤 산업이든 사람이 흥망을 결정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현재 E-sports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는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산업이기 때문에 종주국인 우리에게 이 산업을 그냥 몰락으로 내버려 두기에는 너무 아깝다. 흥행을 맛보았고 절망도 맛보았기 때문에 이제 노하우는 쌓일 만큼 쌓였을 것이므로 실수는 만회해야만 한다.

E-sports 산업으로 인해 새롭게 생긴 직업군과 관련 산업. 우리의 인프라는 이미 구축이 되어 있다. 도약할 것인지, 그대로 추락할 것인지 매우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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