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홍시라] 본격적인 상반기 공기업 채용 시즌을 앞두고 인터넷에 NCS에 관한 질문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공기업 채용 과정에서 시행되는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가 지난해부터 도입되었지만 아직까지 정보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말로 국가직무능력표준을 나타내는 NCS는 ‘스펙 중심 인재’가 아닌 ‘현장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로 산업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소양 등을 국가 차원에서 체계화해서 표준화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표준’은 한 사람의 근로자가 해당 직업 업무를 실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과거에는 토익점수와 학점, 자격증 등 숫자로 파악되는 점수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직무 능력이 중요해졌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채용경향 변화 분석 및 이를 활용한 취업진로 지도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기업들은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원을 수시로 채용해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한다. 수시 채용에 적합한 인재로는 직무적합성과 기업 및 업종에 대한 이해, 유관 직무 경험 등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직군 유형별로는 경영지원과 연구개발, 정보기술 직군은 ‘도전정신’을 마케팅영업과 생산품질관리 직군은 ’창의성’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자의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는 기존의 성장 과정, 성격의 장단점, 입사 후 포부과 같은 틀에서 탈피해 더욱 세밀하고 다양한 질문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금융 관련 직무에서는 ‘현재 국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은행이 어떤 분야 혹은 상품에 영업력을 강화해야 하는지 기술하라’, 고객 대응 직무에서는 ‘대화 중 고객이 이해하지 못했다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설명하라’와 같이 구체적 질문이다.

NCS는 24개의 대분류, 77개의 중분류, 277개의 소분류, 857개의 세분류로 구성되어있고 세분류에 가까울수록 구체적인 직무를 나타낸다. 올해엔 230여곳의 공기업이 NCS를 적용하며 내년엔 316곳 모든 공기업에 반영된다. NCS가 적용된 채용 전형은 서류, 필기, 면접으로 나뉘는데 현재 NCS 채용 방식을 도입한 공기업 중엔 전형 중 일부만 반영하거나 혹은 세 가지 전부 적용하는 곳도 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작년 NCS 기반 능력중심채용 우수 공공기관으로 선정돼 고용노동부장관상을 수상했다. NCS 기반 채용이 도입되면서 자격증 없는 응시자도 43.2%가 최종 합격했고, 신입직원 평균연령은 24.9세로 낮아졌다. 또한 필기전형 응시율은 84.5%로 과거에 비해 28.2% 상승했으며 채용 이후 이직자가 발생률이 현저히 줄었다고 한다.

공기업 외에도 대기업과 금융권에서도 NCS 기반 채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취업 준비생 입장에선 이에 따른 부담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학원가에서는 이미 NCS 강의를 시작했으며, 인터넷 강의 사이트 또한 고액 강좌를 내놓고 있다. 그동안 각종 자격증과 어학점수를 만드느라 시간과 비용을 지출한 취준생이 또다시 NCS를 위해 투자하게 되는 것이다. 본인의 직무 역량을 평가하는 제도가 결국은 암기와 정보 싸움이 되지는 않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청년실업률이 10%에 임박한 현재, NCS도입이 기업과 청년 모두가 'Win-Win'할 수 있는 정책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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