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km 동유럽 자전거 일주 '계절학기', 두 번째 이야기[시선인터뷰]
3,500km 동유럽 자전거 일주 '계절학기', 두 번째 이야기[시선인터뷰]
  • 보도본부 | 홍시라 인턴기자
  • 승인 2016.01.2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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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홍시라] 훈호, 지호, 찬빈, 승혁 20대의 젊은 네 남자가 자전거와 텐트만 들고 동유럽으로 떠났다. 무려 3,500km를 자전거로 달리기 위해서다. 누구에게나 여행이란 로망이고 행복이며 꿈이다. 하지만 당장 떠나려는 용기가 나지 않는 이들을 위해 이 시대의 청춘들이 먼저 도전해봤다. 그들의 가슴 뛰는 도전기를 들어보자.

Part2 자전거 여행의 매력과 그 후

자전거 여행! 다른 여행과의 다른 점. ‘매력포인트’를 알고 싶어요.

- 내 힘으로, 내 두다리로 이동한다는 것이 엄청난 매력인 것 같아요. 특히 국경을 넘는 경험은 엄청난 성취감을 가져다주죠. 도보여행도 좋지만 조금 더 많이, 조금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고요. 여행은 지도위에 점을 찍는 것(관광명소 들르기)이 아니라 선을 긋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자전거여행은 최고라고 말하고 싶네요. 우리가 달린 동유럽에서의 3500km의 길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자전거여행 루트가 아닐까요?

자전거라서! 힘들었던 점은? 

- 자전거를 끌고 다녀야 했던 거예요. 버스나 지하철, 자동차는 제가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목적지까지 가잖아요. 자전거는 직접 발을 구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아요. 목표한 시간까지 완주를 하기 위해서는 힘들어도 참고 달려야했어요. 또 매일 아침 일어났을 때 찌는 태양 아래서 자전거를 타며 하루를 보내야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죠.

▲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풍경

멤버끼리 다툼이 있진 않았나요?

- 물론 여행 도중에 성향의 차이를 보이기도 했죠. 훈호와 승혁은 어떻게 해서든 목표를 향해 가야했고, 찬빈이와 저는 조금 더 여유롭게 여행을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서로 조금씩 더 배려하며 풀어나가려 했었어요.

네 명에게 공통점 세 개가 있는데요. 여행, 자전거, 독서예요. 공통점이 있는 덕분에 문제를 대화로 푸는 것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일을 받아들이고, 소화하고, 꺼내놓을 수 있는 점들이 넷에게 공통적으로 있었죠.

여행 중의 트러블이 꼭 나쁜 것인가요? 혼자가 아니라 함께하는 여행이었기 때문에 이 순간에도 우리는 우리를 생각하고, 나를 돌아보는 순간을 맞이하는 배움을 겪었어요.

여행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자면 언제인가요?
- 노을을 보며 하루의 라이딩을 마칠 때, 텐트를 펴고 침낭안에 들어갔을 때, 열심히 달려 도착한 도시에서 쉬어갈 때, 헝가리 젤라르트 온천에서 파도풀 타고 놀았을 때 등등이요. 그래도 돌아보니 힘들긴 했지만 자전거를 타고 넷이서 달린 순간들이 가장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 청춘, 하늘로 달리다

여행이 끝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선 기분이 어떠셨어요?

- 눈물이 났어요. 아마 성취감, 그리고 자신에게 보내는 박수 때문에 눈물이 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무엇보다 아쉬움이 가장 컸죠. 여행을 마쳐야 한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요. 그럼에도 우정과 배움과 체력 도전정신 모두를 얻어 와서 참 뿌듯했답니다.

훈호님은 명지대 바나남으로 불린다고 하는데요? 무슨 활동을 하신 거예요? 자전거 일주와 연관이 있나요?

- 지난학기에 학교 앞에서 바나나를 팔기 시작했어요. 동유럽종단을 하고 와서 자전거로 세계일주를 해야겠다는 용기가 생겼거든요. 여행경비를 마련하기위한 활동이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 훈호: 남미 땅 끝 칠레 땅의 끝에 가보고 싶고 알래스카에서 오로라도 보고 싶어요. 내년 졸업 후엔 알래스카에서 세계여행을 시작할 계획이에요.

찬빈: 이번에 여행하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아버지와 자전거 여행이에요. 헝가리에 매우 큰 호수가 있는데 가족단위로 자전거 여행을 많이 오시더라고요. 해외가 아니더라도 꼭 아버지와 자전거 여행을 할 거예요.

승혁: 히말라야를 가서 저의 한계를 알아보고 싶어요. 히말라야를 가기 전에는 지금 나의 상황을 담은 메시지 담고 국내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지호: 영국 골목길을 아침저녁으로 계속 걸어 다니는 것이 희망이에요. 저는 안정적이고 평화롭고 여유로운 것을 좋아해서 순간의 느껴지는 여유를 느끼려 영국을 꼭 가보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한국에서, 누군가는 해외에서.. 하지만 계절학기의 시간들을 동일하게 그리워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움' 이게 계획일 수 있겠네요. 그 그리움의 끝에서 우리는 다시 뭉치지 않을까요?

▲ 크로아티아 국경에서, 자랑스러운 태극기와 함께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 해주세요.

- 과정을 떠나 도전했다는 자체로 스스로 앞으로 더 큰일을 하기 위한 준비과정이 될 수 있어요. 정말 겁이 나고 힘들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서라도 무언가를 도전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가 이번 자전거 일주를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것이 있다면 '친구'입니다. 함께한다는 것, 특히 모험 비슷한 여행을 한다는 것은 무척 힘들고 불편해요. 하지만 그 맞은편에는 진짜 친구가 기다리고 있고, 그 사람을 통해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됩니다. 함께해보세요. 자신도, 그리고 바라보는 세상도 더 넓어질 거예요. 

한 번 뿐인 청춘을 불사르는 그들의 도전. 친구들과의 소중한 추억과 함께 한 그들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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