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홍시라] 훈호, 지호, 찬빈, 승혁 20대의 젊은 네 남자가 자전거와 텐트만 들고 동유럽으로 떠났다. 무려 3,500km를 자전거로 달리기 위해서다. 누구에게나 여행이란 로망이고 행복이며 꿈이다. 하지만 당장 떠나려는 용기가 나지 않는 이들을 위해 이 시대의 청춘들이 먼저 도전해봤다. 그들의 가슴 뛰는 도전기를 들어보자.

Part1 3,500km의 동유럽 자전거 일주, 시작

먼저 팀 이름이 참 궁금해요. 계절학기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학교에서 계절 학기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너무 외롭고 힘들었어요. 이런 계절학기와는 다른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가고 싶어 하는 곳을 가면서 진짜 배움을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동유럽 10개의 국가들을 자전거를 타고 종단하기로 했는데요. 각 나라마다 배움의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예를 들면 폴란드에서는 ‘전쟁’에 대해, 체코에서는 ‘사랑’ 처럼요. 배움의 주제들은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절반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필요하고 중요한 가치들을 온몸으로 경험하고, 세상을 무대로 하여 살아 숨 쉬는 공부를 하기 위해 저희만의 ‘계절학기’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오스트리아

머나먼 타지에서 3,500km를 자전거로 달리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 이 자전거 일주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 저희 4명 모두 자전거를 타고, 캠핑활동을 하는 등, 아웃도어 활동하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또 저희 중 2명은 스페인 산티아고 800km 순례길을 걸어서 완주하고 온 적이 있어요. 그 때 저희 옆을 지나가는 자전거족을 보면서, 또한 유럽을 자전거로 여행하는 멋진 청년을 보고 다음 여행은 자전거로 여행하리라고 마음먹었습니다. 도전이 또 다른 도전을 나은 것이죠. 저희가 잡는 핸들로 방향을 정하고, 저희가 밟는 페달로 속도를 조절하여 ‘나’의 의해서 ‘나’를 맡기고 싶었습니다. 마치 인생처럼 말입니다.

3500km 쉽지 않았을텐데, 사전 훈련은 어떻게 하셨나요?

- 사실 저희 네 명 모두 자전거를 즐겨 타긴 하지만 동유럽4000km 종단은 정말 막연한 생각에서 나왔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주로 한강이나 주변 동네 위주의 라이딩을 하다 보니 체계적인 훈련보다는 그저 즐기는 위주였거든요. 그래서 점점 출발 시간이 가까워 지면서 내심 속으로 걱정도 많이 됐어요. 그때마다 저희는 어쩌면 무모 할 수도 있는 ‘젊음’이라는 단어 하나로 스스로를 위로 했어요. 솔직히 거의 미쳤었죠. “젊은데 뭘 못하겠어?” 라며 없는 용기 만들어내며 그래도 잘 뭉쳤어요. 그런데 아르바이트 하고 학교 근로활동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훈련할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도 라이딩은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다같이 모여 달렸고, 종단에 필요한 모든 장비들이 준비되고 나서는 경기도 양평에서 비가오는 날 최종 점검을 했습니다.

그리스 - 70주년 광복절, 아테네올림픽 경기장에서 애국가를 부르다.

비용도 많이 들었을 거 같은데.. 여행 경비는 얼마나 들었나요?

- 총 경비는 약 300만원 정도 들었어요. 일단 비행기표는 각자 약 130만원 정도에 구했어요. 그리고 정말 고마우신 분들께 많은 협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것들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자전거유니폼, 캠핑장비 및 자전거 부수장비 비상식량 등등 대략 25만원씩 모아서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1인당 120만원씩 걷어서 그걸로 50일간 먹고 잠자고 필요한 것들 구매하는데 썼어요. 캠핑장비도 챙겨가서 직접 해먹은 적도 많아서 최대한 돈을 아낄 수 있었고 잠은 거의 텐트에서 자서 숙박비는 거의 안 들었어요. 하루에 한끼 저녁만 제대로 먹고 나머지는 초코바, 빵, 과일 이런 것들로 아침, 점심을 대신했어요. 하루 100km 타는데 한끼 먹고 가능하냐고요? 정말 미친 거죠. 근데 막상 아끼려다 보니 다 되더라고요. 젊잖아요!

첫 나라에 딱 도착했을 때, 비행기에서 내린 그 순간의 기분이 궁금합니다.

- "아 우리가 꿈꾸던 순간이 더 이상 꿈이 아니라 현실이구나. 역시 꿈은 다가가야 만날 수 있구나" 라고 느꼈어요. 몸은 많이 긴장했지만, 가슴은 마구 뛰었습니다.

어느 나라 순서로 다녀오셨어요? 그렇게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폴란드->체코->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헝가리->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몬테네그로->알바니아->그리스. 이렇게 정한 이유는 크게 없었어요. 물가가 싸서 동유럽을 선택했고, 지도를 보고 그냥 일자로 쭉 달리면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마지막 국가는 그리스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철학의 고향인 만큼, 마지막 여행지에서 무언가 얻길 바랐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얻어온 것은 그 나라에서가 아니라 우리 여행 자체에서였어요.

슬로베니아 Dolga Gora - 즈드라브코 아저씨 가족과 함께

여행하면 사람을 만나는 재미라고들 하잖아요. 여행 중에 좋은 인연을 만드셨나요? 썸 같은 것은 타지 않으셨나요?

- 네 물론이죠. 슬로베니아에서는 아버지뻘 되시는 분을 만났고, 크로아티아에서는 한국인 누나를, 그리고 마찬가지로 크로아티아에서 네덜란드 출신 윌리엄이라는 친구를 만났어요. 지금도 연락을 하고 지내고 있고, 또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어요. 쉽지 않은 여정 속에서 만난 사람들이기에 더 특별하고 소중한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연락하며 지내고 싶고, 만나고 싶어요. 그리고 썸이라 하면... 동유럽에서는 승혁이의 인기가 가장 좋더군요. 아, 그렇다고 썸을 탄 건 아니에요. 저희 넷이 신나게 썸을 타다 왔어요! (하하) 

이상 '계절학기'의 동유럽 자전거 3,500km 일주의 이야기를 살짝 들어 보았다. 다음 시간에는 자전거 여행의 매력과 그 후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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