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홍시라]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베테랑’에서 배우 유아인이 대기업의 후계자 조태오를 연기해서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조태오는 사람을 죽이거나, 폭행과 폭언을 일삼으면서도 반성하지 않고 떳떳한 모습을 보이며 공분을 샀고 그의 행동으로 말미암아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지만 감옥에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도 그는 떳떳해 보였다.

이런 사례는 영화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텍사스에서는 십대 청소년이 만취 상태에서 문전을 하다가 길가에 세워진 차를 그대로 들이받아 세워져 있던 차와 차 수리를 하던 사람 세 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 대표적인 부자병을 표현한 유아인(출처/영화 베테랑)

하지만 이 소년은 ‘심각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유로 실형을 면제받았다. 세 명을 죽였지만 처벌을 면할 수 있었던 그 심각한 병은 무엇이었을까?

변호사가 주장한 소년의 병명은 바로 ‘부자병’이다. 부자병은 부자와 병을 합성한 말로 어릴 때부터 부자로 자라난 사람들에게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능력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년은 경찰에게 진술할 때 전혀 죄책감 없어 보였고 백만장자인 소년의 부모는 훈육을 한 것이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돈이 많다는 것이 죄를 지어도 감옥에 가지 않아도 되는 면죄부가 되는 것일까? 범죄를 저지른 부자에게 실형이 선고되지 않은 것보다 더 큰 문제는 그들 스스로 죄를 지었다는 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부모가 어릴 때부터 돈으로 해결했기 때문에 무엇이 잘못인지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고 이런 상황은 제2의 제3의 피해자를 만들 수 있으며 그 자손까지도 ‘부자병’에 걸려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할 가능성이 내제되어 있다.

이런 ‘부자병’은 요즘들어 탄생한 신조어는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29년 전인 1988년 2월 29일 동아일보에 보도된 기사를 보면 “금칠한 감옥에 갇힌 죄수”라는 말로 부자병을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이 겪는 정서적 심리적 고통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유모와 하인들에게 떠받들리며 자라난 부자들은 정서적으로나 지적으로 성숙할 수 없는 특성을 지닌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도 아이들처럼 조그만 일로 투정을 부리는 백만장자들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범죄를 저질러도 보석금으로 풀려나올 수 있기에 정의에 대한 인식도 없는 것이다. 또한 직업을 갖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어 자부심도 가질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지닌 ‘부자병’이 사리분별력이 떨어트린다는 연유로 그들이 행하는 범죄의 면죄부로 작용하면 안 된다. 부자병으로 인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나왔을지는 몰라도 실제로 그런 사회가 되지 않도록 자신을 위해서도, 사회를 위해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유층일수록 자신의 행동을 항상 되돌아보고 올바른 자녀교육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