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검은색과 흰색을 섞어 놓은 색인 회색은 흰색에도, 검은색에도 속하지 않은 애매모호한 색으로 인식되곤 한다.

그런 회색(그레이)의 특성을 이용해 이름 지어진 ‘그레이 존’. 그레이존은 어느 영역에 속하는지 불분명한 부분(지역이나 집단)을 지칭하는 용어로 다양한 분야에서 쓰인다.

 

그레이존의 유래는 전략무기인지 전술무기인지 판단하기 힘든 무기를 지칭하는 ‘회색무기’에서 파생되었다. 대표적 강대국 미국과 소련의 전략무기제한회담 과정에서 표면화된 문제로 외관만으로는 장거리 무기인지 단거리 무기인지 또는 핵탄두인지 비핵탄두인지 알 수 없는 그야말로 애매한 무기를 뜻한다.

그레이존을 국제정치에 사용할 때에는 어느 강대국의 세력권에 들어가 있는지 분명하지 않은 지역을 가리킨다. 때문에 강대국의 직접적인 관리가 곤란한 지역을 말하며 그 예로 중동 지역이 대표적인데 냉전 시기에는 내 것도 네 것도 아닌 지역을 둘러싸고 미국과 소련이 경쟁을 했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았다. 흑과 백의 갈등을 야기하는 그레이존의 위험적 측면이다.

그레이존은 국내 정치권에서도 쓰이는데 정치색을 띄지 않는 투표층을 두고 야당과 여당에서는 이들을 그레이존이라 비유하며 이 부류들을 설득해 지지를 얻으려고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

이렇듯 ‘그레이 존’은 여러 분야에서 분쟁을 일으킬만한 애매한 지역이나 집단을 지칭하며 쓰인다. 흑과 백의 사이에서 언뜻 중립이라는 고요한 상태를 의미 하는 것 같지만 이 그레이존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구도는 늘 갈등을 동반하는 듯하다.

근처의 흑과 백이 가지고 싶어 하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그레이존. 그레이존이 흑이나 백이 되는 곳에 흑과 백의 승리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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