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최근 재개봉을 한 영화 중 가장 이슈를 받은 작품 중 하나인 ‘이터널 선샤인’. 처음 개봉했을 당시인 2005년의 17만 명을 넘어 40만 명 이상의 관객을 기록하는 역주행을 기록했다.

이터널 선샤인이 처음 개봉했던 2005년에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유로는 주연이었던 짐 캐리에 대한 우리나라 관객들의 선입견이 컸다.

▲ 영화 이터널 선샤인 포스터

우리에게 짐캐리는 영화 ‘덤 앤 더머’, ‘마스크’, ‘에이스 벤츄라’ 등 극강 코미디 배우로 인식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코미디 배우의 멜로 영화가 과연 잘 어울릴까’라는 편견이 있었다.

그리고 영화 역시 약간은 복잡한 스토리 텔링 구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볍게 볼 수 있는 짐 캐리의 기존 영화로 접근했다가 큰 이질감을 느껴 당시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짐 캐리에 대한 국내 영화팬들의 관점도 많이 달라졌고 영화를 영화로만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이 높아지다 보니 이터널 선샤인이라는 영화와 짐 캐리의 연기에 대한 재평가가 이제 이루어져 재개봉임에도 불구하고 4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짐 캐리는 1962년 생으로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무려 3살 때부터 학교 선생님들에게 연기에 소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그 영향 때문인지 어릴 때부터 배우가 되겠다는 목표로 살았다. 그는 15살에 토론토의 코미디 클럽에서 연기를 시작했으며 미국 LA로 건너가 19살에 로드니 댄저필드라는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의 눈에 띄어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하게 된다.

▲ 세계적인 바보캐릭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덤 앤 더머(출처/덤 앤 더머 포스터)

짐 캐리는 여러 영화와 TV프로그램에서 주연과 조연을 넘나들며 연기활동을 해 오다 덤 앤 더머(1994)에서 예측을 할 수 없는 바보의 연기를 기가 막히게 소화해 내 전 세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다채로운 그의 표정과 슬랩스틱은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되었다.

덤 앤 더머와 함께 짐 캐리는 같은 해 개봉한 에이스 벤츄라(1994), 마스크(1994) 두 편의 영화에서 고무찰흙 같은 자신의 표정변화와 화려한 말솜씨를 유감없이 뽐내며 할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코미디언 배우가 될 수 있었다.

▲ 짐 캐리를 일약 스타로 만들어준 영화 마스크(출처/영화 마스크 스틸컷)

하지만 평론가들은 이런 짐 캐리에 대해 한없이 가볍게만 평가하였고 웃길 줄 만 알지 연기를 못하는 배우로 폄훼하곤 했다.

이런 평론가들을 비웃듯 짐 캐리는 영화 ‘트루먼 쇼(1998)’에서 타인에게 24시간 사생활이 공개된 인물인 트루먼 버뱅크 역을 특유의 코믹함을 가미하면서도 가볍지 않게 깊은 내공을 보이며 깔끔하게 소화해 냈다. 이 이후로 짐 캐리에 대한 평론가들의 혹평은 대부분 사라지게 된다.

▲ 짐 캐리(출처/영화 트루먼쇼 스틸컷)

짐캐리는 초기에 크게 자리 잡았던 자신의 이미지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는데도 아무 무리가 없는 배우가 되었다.

관객들은 짐캐리를 ‘재밌는 사람’과 동시에 진한 페이소스(연민, 동정, 슬픔 등의 정서적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를 갖춘 배우로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그가 그 후 출연한 작품인 ‘미, 마이셀프 아이린(2000)’, ‘브루스 올마이티(2003)’, ‘뻔뻔한 딕 앤 제인(2005)’, ‘예스맨(2008)’ 등의 작품들은 한참을 웃다가도 깊은 생각에 빠지게끔 만든다.

▲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 포스터

재개봉한 영화 ‘이터널 선샤인(2005)’ 역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을 지운다는 과정에서 다소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몇몇 나오기는 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잊게 되는 고통과 기억은 지워도 감정은 지우지 못한다는 영화의 주제를 짐 캐리는 매우 훌륭하게 표현해 냈다.

▲ 사랑하는 기억이 잊혀지는데 고통스러워 하는 짐캐리(출처/영화 이터널 선샤인 스틸컷)

남을 웃길 수 있는 능력은 매우 큰 재능이다. 그 재능에 남을 울릴 수 있는 재능까지 있는 배우는 세계적으로도 그리 많지 않다. 그 편견을 깬 배우 짐 캐리. 그렇기 때문에 재개봉한 ‘이터널 선샤인’이 또다시 사랑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최근은 예전보다는 작품 활동이 뜸한 짐 캐리. 더 많은 작품에서 그의 풍부한 표정연기를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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